[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2일 지난해 평창올림픽 개막식 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후일담을 전하며 “일제강점과 분단으로 이어진 한반도의 비극에 대한 아베 총리의 공감 능력 부족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과거사를 치유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노력에 아베 총리는 진정성 있는 공감과 화답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수석은 지난해 2월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열린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은 “일촉즉발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고 행사 직전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며 “보통 이런 잔칫날에는 주변국 정상들이 주최국 정상을 격려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날의 분위기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한미 군사 당국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견인하기 위해 한미군사훈련 연기키로 한 것이 불만스러웠던 모양이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대북 제재와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이날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아베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제가 본 대통령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했다”고 말했다.

개막식 당일 저녁 열린 개막식 리셉션에 아베 총리가 늦게 나타났던 일에 대해서도 서술한 윤 전 수석은 “5시30분부터 시작된 포토세션에 아베 총리와 당시 대북 강경파였던 펜스 부통령이 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을 기다리다 6시 정각에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아베 총리가 나타난 것은 6시15분이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축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자리에서 일어서 밖으로 나가 아베 총리와 펜스 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문 대통령은 사진을 찍고 리셉션장 방문없이 곧바로 퇴장하려는 두 사람의 손을 끌고 리셉션장으로 안내했지만 두 사람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앉아있던 헤드테이블에서 간단히 인사한 뒤 바로 퇴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수석은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났다. 아베 총리에겐 아쉽겠지만 연립여당은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했다”며 “한반도 긴장상태 지속, 대결주의적 한일관계 조성 등 아베 총리의 불온한 시도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