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난 나 원내대표는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한국당의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전 8시경 미 대사관저에서 볼턴 보좌관을 만났다”며 “제가 면담을 요청해서 만났는데, 매우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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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자유한국당 |
회동에서는 볼턴 보좌관 외에도 미국 측 배석자 2명이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안보와 관련한 한국당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KADIZ·한국방공식별구역)와 영공을 침범하는 엄중한 안보 현실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는 한미일 삼각공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미국 고위 인사가 우리 정부 인사를 만나기 전 야당 원내대표와 먼저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으로서는 제1야당인 한국당의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에 관심을 표명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자세한 회동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나 원내대표는 “볼턴 보좌관과는 작년에도 회동한 적이 있다. 그런 인연 때문에 방한을 앞두고 (회동을) 요청해 회동이 이뤄졌다”고도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한미일 의원회의’ 한국 대표단 단장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볼턴 보좌관을 만난 적이 있다. 2016년 11월에도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일원으로 미국을 찾아 볼턴 당시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만난 바 있다.
한편, 지난 23일 1박2일 일정으로 단독 방한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나 원내대표와의 회동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