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우리가 낸 시청료가 좌파 방송에 돌아가고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 정권을 홍보하는 편파 방송을 만들고 있다. 이제 KBS에 국민의 시청료와 세금, 한 푼도 더 보탤 수 없다고 생각한다.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놔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문을 닫게라도 해야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비가 내렸음에도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운집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의 KBS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 외압 의혹, KBS <뉴스 9>의 일장기 속 한국당 로고 노출 논란 등을 거론하며 “KBS는 시청료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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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미디어펜 |
황 대표는 특히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출석 요구를 ‘문자 메시지’로 거부한 양승동 KBS 사장을 겨냥했다. 그는 “여야 합의로 국회에 나오라고 했더니 문자 메시지로 못 나가겠다고 하는 양 사장, 당장 쫓아내야 하지 않겠나”며 “KBS의 엉터리 부실경영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편파 방송으로 몰아가고 있다. 청와대의 하명 대로 방송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시사기획 창>과 외압 논란과 관련, “용기 있는 기자들이 청와대와 태양광 비리를 파헤치니까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화해서 협박했다고 한다. 예정된 재방송도 못 하게 한다는데, 이게 공영방송의 모습인가”라며 “이제는 아예 그 프로그램을 없애버린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한국당 로고 노출 논란을 두고도 “9시 뉴스에 버젓이 내놓고 실수라고 하고 있다. 이게 실수가 가능한 것인가”라며 “선거 전에 KBS가 또다시 이런 초대형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나. 공영방송이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 공정한 선거가 가능하겠나,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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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한국당 인사들이 KBS 본관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미디어펜 |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박근혜 정부의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사례를 언급, “전화해서 ‘형님 잘 봐달라’고 한마디 사정했던 이 수석은 ‘집행유예’ 형을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재방송도 못 하게 한 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즉각 수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 KBS가 정권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며 “거대한 방송장악 음모를 분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국익은 없다. KBS 수신료 거부 운동에 동참해 공영방송이 정권의 방송이 아닌 국민의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당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특위’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이제 행동할 때다. 역설적이지만 KBS 수신료를 거부하는 운동이 KBS를 살리는 길”이라며 “KBS가 정권과 노조의 품에서 벗어나 국민 품으로 돌아온다면 수신료 인상을 포함해 국회가 뒷받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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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 차려진 천막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수신료 거부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미디어펜 |
이후 한국당은 ‘KBS 사장 양승동 내려와라’, ‘KBS 수신료 거부한다’, ‘문재인 정권 홍위방송 KBS 각성하라’, ‘노골적인 총선개입 KBS 해체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KBS 본관 앞까지 행진했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KBS 본관 앞에 차려진 천막에서 ‘수신료 거부 서명식’도 진행했다.
한편,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박성중 위원장)는 이날 KBS가 <뉴스 9>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보도에서 한국당 로고를 노출한 것과 관련, 언론중재위원회 정정 보도 및 25억3000만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또 KBS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KBS에 1억 원, 양 사장과 취재기자 등 7명을 상대로 각각 1000만 원씩 민사상 손해 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