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올해 상반기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카드사의 순익이 예상 외로 선방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수익 감소에 따른 마케팅비용을 축소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는 카드사들이 수익구조를 개선할만큼 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엔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보다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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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640억원보다 7.1%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819억원보다 3.8% 하락했다.
삼성카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의 1943억원보다 1.2% 감소한 1920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순익은 14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86억원)보다 12% 줄었다. 우리카드는 전년(676억원)보다 1.6% 감소한 66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인해 카드사의 순익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막상 카드사들의 실적이 공개되고 나니 대부분 한자릿 수 감소에 그쳤다.
이는 카드사들이 카드 모집인과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는 등 선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했다”며 “카드 모집인 역시 수익 구조 개선과 함께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6월말 기준 카드 모집인 약 900명을 감축했다. 통상 카드사는 카드 한 장당 모집인에게 15만원을 지급하는데 모집인 수를 줄이면 당장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수료 수익 악화가 본격화되고, 허리띠를 졸라맬만큼 졸라맨 카드사들이 더이상의 수익 방어는 한계라고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9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신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환급도 악재로 작용한다.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창업한 가맹점 가운데 연 매출이 30억원 이하인 사업자에게 카드수수료를 일부 돌려줘야 한다.
감독규정 개정 이전 신규 가맹점은 중소·영세가맹점으로 판단할 매출액 정보가 없어 해당 업종의 평균 수수료율 약 2.2%을 적용받았다.
현행 법규상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기준 0.8%, 중소가맹점은 1.3~1.6%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이에 올해부터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을 개정해 신규 가맹점이 이후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선정되면 수수료율을 소급 적용해, 차액을 환급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환급적용 대상은 상반기 전체 23만1000개 신규가맹점의 약 98.3%인 22만7000개 가맹점으로, 상반기 중 창업해 6월30일 이전에 폐업한 가맹점도 포함한다.
7월 말 기준 전체 278만500개 신용카드 가맹점의 8.1%이며, 전체 환급대상 가맹점당 평균 환급액은 약 25만원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는 더이상 카드사들의 순익 선방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하반기 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올 상반기 카드사들이 판매관리비 등을 줄여 비용을 절감한 측면이 있다”며 “인건비와 판매 관리비는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저금리 기조로 인해 카드론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엔 상반기 이상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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