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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천규 환경부 차관(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29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환경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하는 모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화학물질관리법과 자원순환기본법의 강도 높은 규제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9일 환경부와 '중소기업환경정책협의회'를 공동 개최하고 중소기업의 환경규제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며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과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상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소량기준 미만 취급 사업장의 경우 간소화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70개)을 적용받으나, 세탁소나 전자담배판매업 등 극소량 취급시설만이 이에 해당돼 대다수 중소기업이 소량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배치·설치·관리기준(413개)을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탓에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시설개선 비용을 지불하느라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며 사업장 규모에 따른 취급시설 기준 차등 적용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현행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르면 공단에 있는 협동조합에서 공동폐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 경우엔 중소기업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해 입주 중소기업이 모든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폐기물처분부담금 감면대상에 공동폐수처리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포함시켜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중소기업계는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기술인력 기준 완화 △1회용 봉투 및 쇼핑백 등에 대한 이중규제 완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개선 보조금 지원 △가축분뇨법 시행령의 퇴비 부숙도 적용기준 현실화 등을 환경부에 제시하기도 했다.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화관법이나 자원순환법의 도입 취지는 환경 보호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옳고, 이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건 정부 고유 역할"이라면서도 "환경부가 관련 협회 관계자들과 매끄럽게 조율을 해야 하며, 사정이 열악한 영세 사업자들을 위해서는 행정편의주의로 대처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류재우 국민대학교 교수는 "화학물질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예외 규정을 두는 건 있을 수 없지만, 공동폐수처리장을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중소기업 인정을 하지 않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기술인력 기준 완화에 대해 류 교수는 "해당 기업들이 물질 관리를 못해서 사고가 나면 기업이 책임진다"며 "유해물질 컨트롤 능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건 기업의 자율 영역에 속하며, 정부가 인력 채용까지 간섭하는 건 이중규제"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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