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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현대제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국내 양대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온도차를 보였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폭은 차이가 컸다. 현대제철은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원재료 값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원가인상분 만큼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1% 떨어진 2326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5조5719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앞서 지난 2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가 14.7% 감소한 1조686억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영업이익률도 현대제철은 2.7%포인트 감소한 4.2%에 머문 반면 포스코는 3.7%포인트 줄어든 7%를 기록했다.
철강부문만 별도로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의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7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반면 현대제철은 34.7% 감소한 21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양사 모두 2분기 원료가 상승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강업체들은 고로에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데 원재료 가격 인상이 고로 운영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24일 5년 만에 톤당 100달러 벽을 뚫었으며 지난 5일 기준 124.05달러로 최고를 찍었다. 26일 117.04달러로 떨어졌지만 3분기까지 100~110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포스코는 전망했다.
양사의 영업이익률이 격차를 보인 것은 자동차 강판 때문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자동차 강판의 생산 비중은 48% 수준이다. 이 중 자동차용 강판 최대 고객인 현대기아차향 자동차 강판은 약 90%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기차와의 판매가격 협상은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현기차에 납품하는 자동차강판 가격은 2017년 6월 6만원 인상 이후 2년째 동결돼 현대제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철 영업본부장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유럽은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을 시작했다”며 “철강사들이 자동차 업체에 30~40달러 인상을 내걸고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의 인상분을 따지면 현대제철도 큰 폭의 상승분을 판매가에 적용해야 한다"며 "현기차가 주력 고객사인 만큼 다급한 심정으로 가격협상에 임하는 중"고 설명했다.
현기차 자동차강판 가격인상 적용시점에 따라 3분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117달러인 원자재 가격을 보면 자동차 강판 판매가를 50% 이상 올려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0%까지 올릴 수는 없겠지만 현기차가 실적이 회복된 만큼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 폭에 따라 희비가 교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인천공장 대형압연 설비를 신예화할 계획이다.
완성차 부품 현지화 대응 및 글로벌 자동차강판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체코에 핫스탬핑 생산공장도 신설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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