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 인력 채용 시 인건비의 50% 지원하고 공공연구기관에 재직중인 연구원을 파견한다고 밝혀 민간 기업에 대한 길들이기 논란이 제기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데이터경제 △인공지능(AI) △수소경제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 신산업 △스마트 시티 △드론 △미래자동차 △바이오 헬스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연구인력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구인력 지원사업은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이 학사 학위 이상 보유한 R&D 인력을 채용할 경우 인건비의 50%를 지원하는 '채용 지원'과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에 공공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연구원 파견 시 해당 연구원의 인건비 50%를 지원하는 '파견 지원'이 골자다.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배경으로 중기부는 "중소기업 51.8%는 적정 수준 대비 현재 R&D인력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의 1개사당 평균 연구인력 수는 4.3명으로 대기업의 4.7%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규모는 일반적으로 대기업 대비 작기 때문에 평균 연구인력수를 단순 비교하는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또한 정부가 예산을 들여 민간 사기업의 인건비를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과의 형평성·효율성, 길들이기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공공연구기관에 재직중인 연구원을 중소기업에 파견한다는 방침은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 예상돼 전문성과 실효성도 없고, 중기부가 조직 확대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지금까지 역대 정권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해왔다"며 "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업들로 하여금 역차별이나 오해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대표는 "오너 가족들도 이 사업에 참여토록 하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부조리가 일어날 수 있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듯 중소기업들이 정부가 내주는 지원금을 타먹을 경우 어떤 형태로든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할 경우 해당 기업들은 타성에 젖어들어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내리자 지난해 월마트는 인하된 법인세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급여로 지급했다"며 "정부는 기업이 직원 채용을 할 경우 법인세를 깎아주는 등의 '당근'을 줘야 한다"고 조언하며 정부 정책의 수정을 주문했다.
오 특임교수는 공공연구기관 연구원의 민간 파견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필요에 의해 가는 것도 아니고, 파견 대상 기업에 대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공공기관의 TO를 파견형식으로 늘려 억지로 자리를 만드는 건 꼼수이며, '모럴 해저드'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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