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입·전세임대주택 물량 지난해보다 많아
"매입임대주택 지원단가 상향조정 현실화 필요"
   
▲ 한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모집에 나서는 가운데 매입·전세임대주택에 대한 재정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15개 시·도에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들어 세 번째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이다. 총 3942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유형별로는 청년 대상으로 1410호, 신혼부부는 2310호가 공급된다. LH는 올 2월 청년과 신혼부부을 위한 매입·전세임대주택 7892호, 지난 5월에는 2765호를 공급했다. 

지난해 정부는 청년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2793호, 전세임대주택 8163호를 공급했다. 신혼부부는 매입임대주택 4904호, 전세임대주택 6427호가 입주자 모집됐다. 올해부터 정부는 2022년까지 신혼부부 매입·전세임대주택 9만8000호, 청년 매입·전세임대주택은 5만90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매입·전세임대주택에 대한 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공공임대주택 재정지원 현실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통해 LH의 480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석한 결과 건설단가 대비 재정지원 단가 비율은 2015년 90.1%에서 2016년 87.9%, 2017년 87%, 2018년 86.5%로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80%대로 떨어진 정부지원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공공임대주택 지원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지원단가가 실제 사업비 보다 매우 낮아 사업자의 손실이 커지고 있어 양질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거복지로드맵 실현과 좋은 품질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려면 지원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성훈 수원대학교 교수는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도입한 2012년 이후 점차 사업자의 매입단가가 지원단가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서민들이 필요한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가 2024년 매입임대주택 지원단가를 추정한 결과 다가구 호당 1억6500만원, 원룸 호당 1억3000만원, 청년신혼 호당 1억7000만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정부의 지원단가인 다가구 호당 1억1000만원, 원룸 호당 8500만원, 청년신혼 호당 1억5000만원을 적극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민 교수는 "지원단가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도심입지, 역세권 인근 등에 있는 주택 매입이 어렵다"면서 "외곽지역 매입과 지원가격에 맞춘 저품질의 매입이 불가피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공공임대주택 지원은 사전 결정방식으로 하고 있다"면서 "해외는 사후 결산방식으로 하고 있어 비용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향후 사후 결산방식으로 하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입임대주택은 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시세의 30%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주택이다. 전세임대주택은 당첨자가 거주할 주택을 물색하면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 체결 후 당첨자에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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