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10%
7월 대중국 수출 전년비 16.3% ↓…중국의 대미국 수출 준 탓
철강·메모리반도체·정밀기기 대중 수출액 일제히 감소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 ‘휴전 국면’을 뒤흔들었다. 미국과 중국에 원자재와 중간재 등을 수입·수출하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형성한 국내 산업계 수출은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산업계의 수출 경고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인민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장쥔 신임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대화를 할 것이며 그들이 싸우고 싶다면 싸울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책을 반드시 강구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직간접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달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그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10% 관세를 2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지 1달 만에 나왔다. 추가관세가 발동되면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량에 추가관세가 붙게 된다. 

미중간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직간접 타격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달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6.3% 감소했다. 품목별 대중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로 올 1분기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8.8% 감소한 912억달러에 그친 탓이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이 24.1% 줄며 2009년 1월(-38.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간재 대중 수출액은 전체 대중 수출액의 79%를 차지해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는 국내 중간재 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줄어든 133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중 메모리 수출액은 39.3% 감소한 58억달러를 냈다. 철강은 9억9000만달러, 화학은 49억5000만달러, 정밀기기는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3.4%, 6.4%, 8.2%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주 물량이 적어진 데는 미중 무역전쟁이란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축소된 이유도 크다”며 “일종의 패권전쟁이기 때문에 끝을 알 수 없는 만큼 예정된 프로젝트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스플레이·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첨단소재 3개 품목에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은 사실상 한국 경제를 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 소재인 만큼 한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일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을 의결함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포괄허가를 받아온 1100개의 수출품이 개별허가로 바뀔 전망이다. 수출 허가에는 최장 90일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장 애로 해소를 강화하기 위해 수출활력 촉진단 2.0을 확대・보강해 일본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와 대응방안을 공유하거나 밀착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업의 수출 비용 부담 절감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무역촉진 방안 등 수출구조 4대 혁신방안(품목·시장·기업·인프라)도 차질 없이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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