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의 미성년자 두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해 화제다. 

추신수의 장남(14)과 차남(10)이 최근 국적이탈 신고를 했으며 법무부가 지난달 말 이를 수리했다는 사실이 5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리 한국 국적을 정리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병역 회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했던 가수 유승준의 예를 끌어와 비난하는 누리꾼도 있다.

추신수의 국내 에이전트는 추신수 아들들의 한국 국적 포기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어리고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의 병역 의무에 대한 지식과 개념이 전혀 없다. 추신수 역시 병역 면제 의도 없이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추신수의 두 아들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팬들이 섭섭할 수는 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 '타자'로는 유일하게 성공한 메이저리거가 된 추신수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스타다. 그런 추신수의 아들이 "성인이 되면 한국으로 돌아가 군복무를 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겠다"는 선언이라도 했으면 훈훈한 미담이 됐을 것이다.

   
▲ 2018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추신수와 가족들.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공식 SNS


추신수의 두 아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랐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하며 인생 설계를 해나갈 것이다. 이제 중학생과 초등학생으로 한국의 병역 의무를 깊이 생각해볼 나이도 아니다.

왜 굳이 현 시점에서 국적이탈 신고를 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추신수의 두 아들은 언젠가는 '선택'을 할 일이었다. 그 '선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익숙한 미국 시민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유승준과는 경우가 다르다. 재미동포였던 유승준은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해 큰 인기를 누리다 병역 의무를 이행할 나이가 되자 2002년 돌연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 역시 그의 '선택'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유승준은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수 차례 약속했고 그런 약속이 더 많은 인기를 얻는데 도움을 줬다. 그리고 약속을 저버리고 떠났다. 그는 한국 국적 포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병역 회피'를 한 것이다.

한편, 추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그보다 앞서 추신수는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도 대표로 참가했으며, 2017년 WBC에도 출전 의사를 밝혔으나 부상을 우려한 텍사스 구단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추신수는 이처럼 국가의 부름에 성실히 임해온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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