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끝판왕' 오승환(37)이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했다. 오승환은 6일 친정팀 삼성과 올해 잔여시즌 연봉 6억원에 계약하고 다시 KBO리그 소속 선수가 됐다.

반가운 일이다. 오승환이 어떤 선수인가. 삼성에서 프로 데뷔해 9시즌을 뛰면서 통산 277세이브를 올린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다. 일본으로 건너가 한신 타이거스에서도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도 한동안 마무리 중책을 맡았다. 

올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는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게 돼 지난달 말 방출됐다. 그리고 삼성 구단이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계약을 하고 한국으로 복귀시켰다.

   
▲ 사진=콜로라도 로키스 SNS, 삼성 라이온즈


삼성의 왕조시대에 마운드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오승환이 국내 마운드에 올라 다시 묵직한 '돌직구'을 꽂아넣으며 '끝판왕'의 면모를 보이는 모습. 많은 야구팬들이 기대하는 바다.

하지만 오승환의 이번 삼성 복귀에는 뭔가 찝찝한 면도 있다. 징계를 무력화시키는 꼼수를 쓴 듯한 느낌 때문이다.

오승환은 지난 2015년 말 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켜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해외에서 활동 중이었기 때문에 KBO는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할 경우 시즌 총 경기 수의 50% 출장정지 처분을 하겠다"는 징계 결정을 했다. 즉, 삼성으로 복귀한 오승환은 시즌 144경기의 절반인 72경기에 나설 수 없다.

그런데 팔꿈치 수술을 앞둔 오승환에게 이 징계는 큰 의미가 없게 됐다. 삼성은 계약과 동시에 6일 오승환을 선수 등록했다. 오승환은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게 되면 어차피 당분간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곧바로 징계에 돌입한 오승환은 삼성의 시즌 남은 경기인 42경기를 가만히 앉아서 보내게 됐다. 그리고 내년 시즌 개막 후 30경기가 경과하는 4월 말이나 5월 초쯤에는 징계를 마치고 출전할 수 있다. 아직 수술을 받지 않아 회복 및 재활에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년 5월 정도면 무난하게 피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삼성에서 6억원을 받는다. 시즌 중인 8, 9월에는 징계로 출전하지 못함에 따라 보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0, 11월 보수로 3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거였던 오승환에게는 많지 않은 금액이겠지만, 2개월치 보수가 3억원이면 연봉(10개월)으로 환산하면 15억원이나 된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분명 엄청난 액수다.

오승환은 국내 복귀하면서 팬들의 환영도 받고, 삼성의 배려도 받고, 수술 후 재활 기간을 징계 소진으로 활용하고, 단 한 경기 출전하지 않으면서 적잖은 돈도 받는다.

오승환은 삼성과 계약 소감으로 기쁜 마음을 전하면서도 과거 도박 파문이나 징계와 관련한 형식적인 사과의 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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