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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접견하고 있다./자유한국당 |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자유한국당을 찾았지만,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윤 총장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 총장을 만나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 국민의 인권이 굳건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마지막 보루인데, (검찰 내) 특정 영역의 중요한 보직을 특정 검사들이 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편향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법에는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등 세 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는데, 이에 맞는 인사들이 배치돼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거듭 비판했다.
황 대표는 또 “당에 들어와서 보니, (당에서) 문제를 제기해 고소·고발한 사건이 70여 건 된다고 한다. 그 중 극히 일부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사실상 유야무야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인지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를 면밀히 살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짚었다.
이에 윤 총장은 “지적해주신 말씀은 저희가 검찰 업무를 처리하는 데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잘 반영하겠다”며 “앞으로도 검찰에 대해 깊은 관심과 배려를 가져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최근에 일을 열심히 하고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차 조직을 많이 떠나고 있다고 해서 안타깝다”며 “총장께서 이 부분을 잘 관리해 흔들리지 않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나 원내대표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도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평소 총장께서는 굉장히 정의감이 높다. 국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평이 있다”면서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희는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다”고 뼈있는 말을 건넸다. 이어 “그동안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였기 때문에 국정 철학의 수행을 위해 검찰이 집권세력 쪽에 쏠려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국정 중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총장은 “법 집행을 함에 있어서 경제를 살리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잘 선별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무엇보다도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바와 같이 저희가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하지 않고, 중립성을 확실하게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나 원내대표는 ‘정치의 사법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한국당 의원들이 고발당한 데 대한 우려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고발 건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정치 분야의 지나친 사법화 분야에 대해 우려를 전한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한국당 지도부 외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유기준 한국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을 예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