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결제 시장 상당히 위축될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잡식 공룡 카카오가 금융시장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하반기엔 네이버까지 본격적인 금융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어 은행, 카드사 등 전통적인 금융시장 강자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 사진=카카오페이


9일 카카오페이는 누적 가입자수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지 5년 만에 만 15세 이상 국민 4명 중 3명이 가입한 우리나라 대표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카카오페이 플랫폼 내에서 거래 규모도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거래액은 약 2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과 비슷한 규모다. 

하반기 거래액까지 감안하면 1년 만에 두 배 넘는 자금이 카카오페이를 거쳐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질세라 네이버 역시 내달부터 네이버페이를 통해 식당에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재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진출은 카카오페이와의 경쟁 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와의 대결로도 볼 수 있다.

과거 은행이 독점하고 있던 수수료 시장은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 등 경쟁자가 등장하며 수익을 나눠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은행이 온전히 수수료 수익을 가져갔었다”며 “최근엔 IT기업에게 수익이 분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도 전통적인 방식을 탈피해 IT기업화 돼가고 있다”며 “카카오, 네이버 등의 금융시장 진출에 현재 모든 은행들이 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은행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바로 카드업계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결제시장에 뛰어들며 지급결제 시장에서 전통성을 고수하는 카드사는 더이상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카카오·네이버와 태생이 달랐던 탓에 카드사가 내놓은 간편결제 시스템은 결제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3사는 공동 QR결제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달 말부터는 현대카드도 동참해 힘을 실어줄 전망이지만 현재까지 카드사의 공동 QR결제서비스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다.

여기에 BC카드 역시 ‘페이북 QR’ 결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시장 영향력에 비하면 BC카드의 QR결제 영향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역풍을 제대로 맞기도 전에 강력한 경쟁자까지 등장하며 업계 존립까지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카드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 새로운 강자들까지 등장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카드사 나름대로 신규 사업 발굴 한다거나 해외쪽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경쟁자들과 겹치지 않는 사업영역을 진출할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들도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긴 했지만 그만큼 시너지는 나오지 않는다”며 “새로운 결제방법을 놓고 카카오·네이버와 경쟁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는 고령층 등이 전통적 결제 방식에서 간편결제 방법으로 넘어가는 시간으로 카드사들이 유예기간을 번 것은 사실이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향후 결제시장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카카오와 네이버의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타 부가서비스까지 이용하면서 확장성이 크고 빠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유지됐던 전통적인 결제 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마땅한 대비책 내놓은 금융사가 부족해 우려스러워 금융사들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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