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민주평화당이 끝내 분당 수순을 밟게 됐다. 창당 1년 6개월 만이다. 평화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12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당을 떠난다”며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당 원내대표인 유성엽 의원을 포함,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장정숙 의원의 경우 바른미래당 당적을 가진 상태로 평화당에서 활동해 왔기 때문에 탈당계 대신 당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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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와 별개로 김경진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은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유성엽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8일 평화당의 모든 사람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제3지대 신당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것을 공식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대안정치는 기자회견문에서 “평화당은 5.18정신을 계승한 민주세력의 정체성 확립과 햇볕정책을 발전시킬 평화세력의 자긍심 회복을 위해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대안정치는 국민적 신망이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성엽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가능한 빨리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대안정치’로 가는데, 대안정치 대표는 기본적인 취지대로 외부에서 추대하겠다. 추대될 때까지 제가 임시대표를 맡았다가 추대 된 분에게 대표직을 넘기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와의 접촉 등에 대해서는 “저희는 다른 정당을 염두에 두고 하는 행보가 아니라 제3지대에서 새로운 인물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개별적으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대화와 교감은 하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대안정치가 탈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동영 대표와 수석대변인인 박주현 의원 등 당권파는 비난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10분이 탈당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지원 의원을 겨냥, “분열과 탈당을 막아야 할 분이 이걸 기획하고 조종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 대표적인 구태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평화당은 소속 의원들의 대거 탈당에도 국고보조금은 기존 의원 수 기준으로 지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성엽 의원은 “떠나면서 침을 뱉을 수 없는 것 아니겠나. 평화당에 있는 분들도 궁극적으로는 우리와 함께 하리라 보기에 국고보조금은 받도록 하는 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탈당계는 오늘 제출했지만, 탈당일은 (국고보조금 지급일 14일 이후인) 16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