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9년간 지속돼 온 유성기업 파업 사태에 대해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종교계가 종식을 촉구했으나, 유성기업 노조는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때문에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충청남도와 아산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유성기업 문제는 지난 2011년 이후 벌써 9년 간 지속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 노사 갈등 사례"라며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사회적 갈등비용이 커져 노사간 대립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양측이 대화의 창구로 나오도록 설득하고 중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유성기업 노사는 3대 종단이 제안하는 집중교섭에 조건 없이 참여해 조속히 평화적 해결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성기업 노조는 지역 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을 이어갈 모양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 아산지회와 영동지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충남도의 기자회견 내용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파업 사태를 양비론적으로 보고 있다"며 "집중 교섭을 진행하는 기간엔 상호간 자극할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하고 교섭과 타협에만 집중하자는 도청의 관점은 균형을 잃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또한 노조측은 "충남도는 시늉뿐인 중재가 아니라 불법과 부당노동행위의 온상인 유성기업에 대해 제대로 된 감독과 처벌을 해야 한다"며 지역 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세다. 이는 곧 파업 해제를 하지 않겠다는 뜻과 같아 사태가 또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측은 노조의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사측은 "고용노동부가 유성기업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재를 한 것이 최소한 3회 이상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번에 처음 중재에 나서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2013년과 2014년의 특별교섭 중재와 지난해 대표자 교섭 중재에 관한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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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유성기업 노조원들로부터 폭행당해 코뼈가 부러진 김주표 상무가 회사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좌). 폭행 사태가 벌어진 현장에 경찰과 회사 관계자들이 서있는 모습.(우)/사진=유성기업 |
아울러 "9년간의 파업으로 피해를 본 것은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의 노동자들"이라는 노조의 발표에 대해 "불법 쟁의행위로 생산이 중단돼 대체 생산을 하던 관리자를 폭행하고 공장에서 강제로 내쫓고 공장을 불법으로 점거한 것은 유성지회 조합원이고, 쇠파이프 등으로 108명의 경찰 부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대규모 유혈사태를 초래한 것은 유성지회 조합원들"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사측이 교섭의 내용은 관심 없고 교섭장에 나오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듯 생색을 낸다"는 것에 대해 "2015년부터 노조에 교섭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으면 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거부했고, 노무담당 대표이사가 직접 참가하는 교섭을 제안하자 노조는 수감 중인 대표이사와 교섭을 하겠다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자 교섭과 실무 교섭은 결정권도 책임도 없는 사측 임원들이 나와 교섭해태만 반복했다"는 노조측 주장에 대해 사측은 "노무담당대표이사는 2017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돼 노사관련 일체의 결정 권한과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유성기업의 조직체계와 위계질서, 노무담당 이사의 책임과 권한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금속노조 소속 노조는 사측에 '유성기업새노조'의 해체를 종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복수노조 사업장에서는 회사의 중립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미 다른 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이나 단체협약보다 조건이 상향 혹은 하향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합리적 사유가 있지 않을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금속노조 소속 노조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측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선 협의와 논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겠지만 불법적 요소에 대해선 교섭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노사 관계는 자율적으로 타결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에 치킨게임이 아닌 상생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지금 시점에선 노조가 회사 존립에 신경써야 한다. 노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김 실장은 "노조는 조합원들의 복리후생도 챙기고, 회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본질"이라며 "금속노조나 민주노총같은 외부의 목소리가 파업 지속 여부를 좌지우지 하면 안 된다"며 "노조는 일자리의 지속성을 위해 하루 빨리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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