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손해보험사 빅5가 모두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메리츠화재만이 유일하게 미소짓고 있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입지를 더욱 줄인 것을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으며 자동차보험료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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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2019년 각 손보사 당기순이익/그래프=미디어펜 |
14일 각 손보사 공시 실적 발표에 따르면 빅5 가운데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전 손보사의 실적이 고꾸라졌다.
우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656억원) 대비 36%나 감소했다.
투자영업이익도 1조 2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원가 인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고, 일반보험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30.6%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2564억원)에 비해 36.1% 줄어든 1638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나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3001억원) 대비 31.3% 줄어든 2062억원으로 집계됐다.
KB손해보험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6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881억원) 11.6% 감소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1880억원 수준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1361억원으로 지난해(1320억원)에 비해 3.1% 증가했다. 또한 2분기 순이익만 따로 떼어 봐도 70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689억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1.9% 증가한 3조859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이 780억원으로 전년 587억원에 비해 32.9% 성장했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유일한 실적 선방의 배경엔 자동차보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자동차보험 부담을 털어내며 수익에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11.1%에서 올해 8.2%까지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2015년 5.1%에서 현재 4% 초중반대까지 줄었다. 이 덕분에 메리츠화재의 전체 손해율은 2017년 80.4%, 2018년 79.3%에 이어 올해 78.4%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줄인 것은 아니다"라며 "장기인보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고 자산운용수익률도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이 선방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실적이 고꾸라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의 경우 수입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비중이 20%를 상회하고 있다.
이들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돌려준 금액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80%를 넘기면 적자 상품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87.0%로 전년에 비해 6.0%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6.11%포인트 상승해 보험영업손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DB손보와 KB손보 손해율 역시 각각 86.6%, 86.8%로 80%를 상화했다.
이에 손보업계에선 자동차보험료가 팔수록 손해가 난다며 자동차보험료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올해 2번이나 인상했지만 각 사들의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선 인상으로 부담스럽긴 하지만 연말 보험료 인상 필요성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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