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토막으로 급락했는데 반대로 아파트 값은 이달까지 9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재건축 단지 급매물 제외하고는 서울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7월 거래량은 3897건으로 지난달 6490건에 비해 60% 수준으로 하락했다. 강남 3구의 거래량 하락폭은 가장 컸다. 동 기간 강남구는 541건에서 239건, 서초구는 313건에서 189건으로 송파구는 686건에서 243건으로 각각 급락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송파구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심각한 편이다. 강남구는 전달 대비 56%, 송파구는 65%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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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 주간 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상승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지난 6월 17일 이후 9주째 우상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직후인 이달 셋째주 가격 변동률도 지난 16일 기준 0.09% 상승했다.
실제 2016년 7월에 준공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신대림신동아파밀리에2차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인 13일 전용면적 84㎡ 매물이 역대 최고가인 7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약 한 달 전에 나온 유사한 물건이 7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3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2015년 9월에 준공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6억원에 매매됐으나 현재 26억5000만∼28억원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또 다른 투기과열지구인 성남시 분당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1년 6월 준공 예정인 판교더샵퍼스트파크 전용 114㎡의 분양권은 지난달 29일 11억1250만∼11억2370만원에 매매됐지만, 8일 11억6410만원에 거래됐다가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인 16일에는 12억3490만원까지 매매가격이 급등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 단지의 수익성 악화와 사업 추진 일정 연기, 신규 아파트의 공급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면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억대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서울 강남권 주요 정비사업 조합 가운데 일부는 일반분양 물량을 대폭 줄이는 방식의 설계변경과 1대1 재건축 등도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9·13 대책 당시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8월 1만4966건에서 9월(7203건), 10월(3258건) 연속으로 반토막씩 줄며 가격 하락이 뒤따랐다. 하지만 올 7월 들어 보인 거래량 감소는 가력하락을 동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금리인하 기대감과 매도자 우위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함께 투자성향이 강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새로운 규제책이 장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강남3구의 경우는 지난해 9·13대책 이후 나온 꾸준히 급매들이 소화되며 매물이 잠긴 상태다.
서울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이번에 등장한 고강도 규제 말고도 사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임대의무비율 증대, 안전진단 강화, 도시건축혁신안으로 공공성 강화, 재건축·재개발 일몰제 적용 등 각종 규제가 많은 상황인데 더욱 옥죄는 것은 무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규제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분양가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일부 조합원들이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고, 전주보다 둔화되고 있는 양상은 매수자들끼리의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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