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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자유한국당 |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취소까지 결정하자 자유한국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조 후보자로 악화한 민심을 덮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면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민 청문회’ 구상에 맞서 인사청문회를 사흘간 여는 방법도 제안하고 나섰다.
23일 한국당은 긴급안보연석회의를 열었다. 황교안 대표는 회의에서 “결국 조국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자 국민 여론 악화를 덮기 위해서 지소미아 파기를 강행한 것 아닌가”라며 “굳이 (지소미아 연장 결정 시한)을 이틀이나 앞당겨 파기를 발표한 것만 봐도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정권의 반일선동 인질로 잡혀있던 지소미아가 끝내 끝장나버렸다”며 “대통령 측근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쏟아지는 당장의 비난 여론을 회피하기 위해 지소미아 ‘안보포기극’을 벌였다. 안보에 대한 생각이나 국익에 대한 생각보단 정권에 유리한지만 따지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국내 정치용, 국면 전환용 카드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고,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인 원유철 의원도 “대한민국 안보현안인 북핵 해결과 정권의 안보현안인 조국 문제 해결을 맞바꾼 게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는다”고 짚었다.
한국당은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도 연달아 열어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관련, 검찰, 국세청, 금융당국에 고발장 및 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최교일 의원은 “조세와 관련해 국세청에 고발 내지는 세무조사 요청서를 제출하고, 웅동학원 배임죄와 2억원을 받아 교사를 채용한 알선수재죄는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은 “정무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금융위원회에 조국 사모펀드 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사흘간 열자는 제안도 내놨다. 인사청문회법 제9조 1항에는 ‘인사청문회의 기간은 3일 이내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전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청문회 날짜가 잡히지 않으면 국민·언론과 대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읽힌다. 나 원내대표는 “살펴봐야 할 논란이 굉장히 많다”며 민주당의 제안 수용을 촉구했다.
◇조국 정국, 누구에게 득 될까
정치권에서는 조 후보자로 인한 각종 악재가 정권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 여론에 반할만한 사안과 관련해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은 더 나빠지는 분위기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조차 ‘조국 결단론’이 나오는 대목과 맞닿는다. 조 후보자를 적극 방어하다가 자칫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는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소명될 경우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야권 관계자는 “앞서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사례가 있지 않았나”라며 “청와대와 조 후보자 본인이 ‘강수’를 두는 이유도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