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은행들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들의 원금손실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9년째 표류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정안이 연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동양 사태와 키코(KIKO) 사태에 이어 이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데 여야 견해가 일치하는 모습이다.
25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이 판매한 DLS와 DLF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이어지면서 관련 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금소법이 제정됐다면 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데에도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적극적으로 (금소법) 입법이 추진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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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이미 약 10년 전 금융위기가 터질 당시부터 법제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후 2011년 처음 발의돼 총 14개 제정안이 발의됐지만 9개가 기한 만료로 폐기됐다. 현재 5개가 국회에 계류된 상태에서 이번 사태가 터졌다.
금소법의 취지는 금융상품이 복잡·다양화하는 상황에서 금융사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금융소비자들의 정보비대칭 상황을 보완하고 그들을 보호한다는 데 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된 금소법은 위법 계약 해지권과 징벌적 과징금 조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고위험 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20대 국회에서는 지난 2016년 10월 박선숙 의원 등 13명이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2016년 12월 박용진의원 등 10명은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법률안’을, 2017년 3월 최운열 의원 등 10명이 ‘금융소비자보호법안’을, 2017년 4월 이종걸의원 등 11명이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법률안’을 차례로 발의했다.
금융위원회도 2017년 5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 입법안으로 내놓음으로써 지금까지 총 5개의 법안이 국회 정무위에 접수만 된 채 계류돼 있던 와중에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키코 사태와 이번 DLF‧DLS 문제의 핵심은 금융기관들이 과연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여부에 있다. 또한 이번에 피해를 본 약 3600명의 개인투자자의 40% 정도가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나 금융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막 법안 심사가 시작된 상황이라 현재 계류된 5개의 법안을 심사하고 최종 입법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간 인식에 큰 차이가 없어 법안 통과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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