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30일 전 하루' vs 한국 '9월 초 사흘'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형국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만나 조 후보자 청문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맺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종적인 것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 일정이 조율되지 않으면 ‘국민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앞서 당 회의에선 청문회를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압박성 발언도 나왔다. ‘청문회는 늦어도 30일 전 하루 개최’가 민주당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사흘 청문회’를 9월 초 열자고 주장해 왔다. 단, 여야 협상 과정에서의 절충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민주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조 후보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방침이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중 대다수가 부풀려졌다는 판단에서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와 가족에게 쏟아내는 무모한 공격을 보면 아니면 말고 식, 논두렁 시계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국민도 있다”며 “여론몰이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게 국민청문회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함으로써 내년 총선 등에 영향을 끼칠 악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사위 소속 김종민 의원은 지난 24일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서 “조국을 감싸는 것이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리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이달 중에 개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청문회가 열리지 않는 와중에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만 증폭될 경우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조국 정국으로 2030의 (여당) 지지세가 줄어드는 양상”이라며 “지지율 하락은 실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반대로 한국당은 조 후보자 청문회를 9월 초에 개최하고자 한다. 한국당이 9월로 청문회 일자를 고집하는 것은 그 다음 주인 추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추석 밥상까지 조 후보자 의혹을 최대한 끌고 가 ‘사퇴·지명철회’ 여론을 조성함과 동시에 대통령 및 정권 책임론까지 부각할 수 있어서다.

‘청문회 무용론’도 한국당의 입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만 16명에 이르는 만큼, 검찰개혁 등 중책을 맡은 조 후보자도 결국은 임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문회장 밖에서 공세를 펴는 기간이 늘수록 한국당으로선 유리한 것이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검찰 개혁분야 정책안을 내놨다. 국민안전 관련 정책안을 내놓은 지 6일 만이다. 조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가 무산된다면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할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