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저도 워드 자격증이랑 운전면허증 하나 가지고 들어왔는걸요. 최근 금융권 채용 트렌드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이라 자격증과 학벌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만큼 자기소개서가 중요해졌죠.”
채용상담을 진행하는 금융권 인사 관리자는 학벌과 학과, 특정 자격증보다는 ‘자소서’가 구직의 중요한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자는 구직자에게 특정 자격증과 스펙을 준비하기보단 자소서에 힘을 쓰는 것이 옳을 것 같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가 어떤 자격증을 갖고 있고, 어떤 스펙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은 구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격증을 갖고 있다면 해당 자격증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업무에 녹여낼 수 있는지를 자소서에 서술하는 방식이 인사팀의 눈에 띌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27일부터 28일 양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1관에선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개최된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박람회 사전 면접신청자는 2500명, 상담신청은 6000명을 넘어섰다. 운영사무국은 양일간 총 1만5000여명이 박람회장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뜨거운 열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했지만 행사장엔 이른 아침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정장 차림의 구직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이른 시간부터 가장 많은 구직자들이 모인 곳은 사전현장면접신청자 대기줄이었다.
현장면접은 선착순으로 지난 13~19일 100% 사전 신청으로만 접수를 받았다. 현장면접을 진행하는 금융사는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6곳이다.
현장면접신청자 가운데 이날 면접을 통해 전체 면접자 가운데 우수 면접자가 가려지며, 우수 면접자로 선발된 구직자는 해당 금융사의 1차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얻게 된다.
현장 면접은 약 7분 내외로 진행됐다. IBK기업은행의 면접을 끝낸 27살 하 모씨는 현장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였다고 강조했다.
“블라인드테스트에 맞게 자기소개서 위주로 면접이 진행됐다”며 “면접 당시 학교나 학과, 자격증 등에 대한 스펙을 얘기하게 되면 면접이 종료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원 동기와, 자기소개 등의 질문이 오갔다”며 “추후 은행권 면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지원자들은 사전 신청 당시 서버가 다운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지원자는 “긴장된 마음으로 사전 신청을 하던 당시 서버가 다운이 돼 곤란했다”며 “구직자에겐 소중한 기회인데 순간 막막한 기분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운영사무국는 “현장면접자 신청은 2500명 선착순으로 진행됐다”며 “예상치 못하게 많은 구직자들이 지원해 약 22분만에 신청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직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끔 당시 조치가 이뤄졌다”며 “오류로 인해 취소됐던 신청 역시 모두 복구돼 면접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장에선 현장면접과 함께 채용상담도 진행됐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등 일부 금융사에선 상담에 앞서 졸업한 학교명과 전공, 학점을 적어야했다.
이 외 대부분의 상담부스에선 구체적인 스펙 공개 없이 상담이 이뤄졌다.
또한 주52시간 근무 등 사회 흐름에 맞게 상담부스에선 구직자들에게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 좋은 회사라는 이미지도 강조하고 나섰다.
한 보험사 상담부스에선 “자사에선 PC 온·오프제를 통해 워라밸을 실천하고 있다”며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워라밸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장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지역구직자들을 위해 지역별 화상 면접과 화상상담도 함께 진행됐다. 부산, 광주, 제주 지역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화상 면접은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참가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자기소개서컨설팅과 면접 준비자를 위해 컬러 이미지 컨설팅, 면접 메이크업 체험 또한 진행되고 있어 해당 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구직 활동에 나가기 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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