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지난 6월 치러진 올해 공인회계사(CPA) 2차 시험을 둘러싼 부정 출제 의혹이 일부 사실인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출제위원 A씨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문제가 된 2개 문항은 전원 정답 처리된다.

이번 의혹은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회계감사 과목 시험문제 중 2개 문항이 서울 시내 한 사립대 CPA 시험 고시반의 모의고사 및 특강 내용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내용이었다.

금감원은 해당 문제의 유사성을 살피고 출제위원의 출제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2차 시험 출제위원 A씨가 출제위원으로 선정되기 전인 5월 2일 문제의 특강을 하고 고시반 모의고사를 낸 B씨로부터 모의고사 문제지를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전달받은 점이 사실로 확인됐다.

해당 모의고사와 실제 시험 문항 간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의 동일성, 유사성 등도 인정됐다.

A씨는 문제지를 전달받은 시점에 대해 ‘금감원이 CPA 시험 출제위원 선정을 위해 의사 타진을 하던 기간이었고, 자신이 출제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과거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한 것’이라는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A씨가 6월 22일 출제장 입소 때는 이 모의고사 문제지를 소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국은 모의고사 문제를 인용해 출제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A씨의 휴대전화 제출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강제수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금감원은 문제가 된 문항들을 전원 정답처리 하더라도 최종합격자 및 합격자 수의 변화는 없고, 회계감사 부분 합격자만 10명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험 합격자는 1009명으로 작년보다 105명 늘었다. 

금감원은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출제위원 선정기준과 절차를 재정비하고 시험 출제·선정업무를 분리하는 한편 2차 시험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제를 도입하는 등 개선 방안을 연내 확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