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문제를 둘러싼 '치킨게임'이 격화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LG화학과 LG전자 및 LG화학 미시간(미국 현지 법인)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LG전자가 자사의 특허 침해를 토대로 영업 및 부당 이득을 챙겼다며,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이들이 손해 배상을 비롯한 금전적 부담 및 이같은 방식을 통해 수주한 제품 공급 중단 등 배터리사업부문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터리사업에서 생산방식은 최종 수요처의 하나인 전기차의 안전성 등의 문제로 인해 각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며, 그 방식을 단기간 내에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침해당한 특허 내용은 소송 접수가 완료된 이후 공개할 예정"이라며 "중국·일본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끼리 싸우는건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대화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도 "LG화학과 LG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적인 바람인 국민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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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화문 SK서린빌딩(왼쪽)·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미디어펜 |
그러나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간 경쟁사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으며, 경쟁사가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매우 의문시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LG화학의 특허건수는 1만6685건인데 반해 경쟁사는 1135건으로 (3월31일·국제특허분류 H01M관련 등록 및 공개기준) 1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연구개발비도 LG화학은 지난해 1조원(전지분야 3000억원)을 투자했으나, 경쟁사는 2300억원에 머무는 등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며 "만약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가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과 관련해 경쟁사는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간 기술자료를 ITC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경쟁사가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4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각각 SK이노베이션과 SK배터리아메리카를 제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4월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과는 무관한 핵심기술 및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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