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아웅산 테러로 순국한 사절단의 추모비를 최초로 참배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미얀마(당시 버마) 옛 수도 양곤 아웅산 묘역에 건립된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방문했다. 앞서 지난 2012년 5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얀마 순교자 묘역 및 테러 현장을 참배했다.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는 미얀마 건국 이래 최초로 건립된 외국인 추모시설이기도 하다.

1983년 10월 9일 북한 공작원의 폭탄테러로 서석준 부총리 등 대통령 순방 외교사절과 기자 등 한국인 17명과 버마인 3명이 희생되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 동남아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수행원들과 4일 오후(현지시간) 아웅산 국립묘지 대한민국 순국사절 추모비를 참배하고 있다./청와대

희생된 순국 사절 17명 모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희생자로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으며, 순국 사절 추모비는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대한민국 순국선열 추모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국민의 염원을 담아 2014년에 건립됐다. 길이 9미터, 높이 1.6미터 크기로 78평 규모의 추모공원에 세워져 있다. 추모비 벽의 한쪽에 테러 현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틈이 있어 순국사절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추모비는 제주의 무덤 형식인 ‘산담’에서 착안해 ‘ㅁ’자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큰 비석으로 설계됐지만 서로 다른 17개의 면으로 이뤄진 흰색 바닥을 깔아 17인의 순국자를 나타낸다. 추모비가 설립된 곳은 순교자 묘역과 세계 불자들의 성지순례지인 ‘쉐다곤 파고다’가 인접해 있어 미얀마의 국가적 성지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얀마는 한국전 당시 약 5만 달러 상당의 쌀을 지원해준 국가로 양국간의 오래된 우호와 신뢰로 추모비가 건립됐다”며 “이번 대통령 참배를 계기로 미얀마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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