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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 택배 허브터미널 C동에서 595여개의 택배 상자들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이동되고 있다. /사진=권가림 미디어펜 기자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장지동의 추석은 소리 없는 전쟁터에요. 명절이 끝나고도 보내는 물량이 많거든요.”
지난 6일 오전 7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의 롯데글로벌로지스 허브터미널 C동. 터미널 안에 들어서자 추석 전 배송을 해야 할 택배의 막바지 분류 작업을 하던 택배기사 장모씨(49)가 이같이 말했다.
여름에 비해 짧아진 해 길이 탓에 동이 채 트지도 않았지만 황금빛 보자기로 쌓인 영광굴비와 과일, 한우 등 특산품들이 쉴 새 없이 이동하는 소리가 물류센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량이 급증하는 연휴 3주 전부터를 특수기로 정하고 특별 근무에 돌입했다. 올해 특수기에는 물동량이 평년 대비 50%가량 늘면서 하루 최대 50만건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인력은 평시 300명에서 350명까지 늘렸다. 부쩍 신선해진 날씨에도 밀려드는 상자들로 땀범벅이 된 택배 기사들은 상의를 탈의하기도 했다.
그나마 최첨단 자동분류기가 갖춰진 덕분에 과거와는 달리 비교적 여유를 찾을 수 있다고 택배 기사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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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1톤 화물차가 쏟아낸 택배 상자들이 도착발 스캐너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권가림 미디어펜 기자 |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1톤 화물차가 쏟아낸 택배 상자들은 기찻길 모양의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 2.5m/s의 속도로 줄지어 이동한다. 컨베이어벨트 라인에는 박스 595개를 올릴 수 있는 데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은 약 3분이다.
쉴 새 없이 빛을 깜빡이는 ‘5면 인식 카메라’는 택배의 운송장 바코드 정보를 한치의 오차 없이 인식했다. 상자들은 이후 방향을 바꾸거나 회전하며 강남 3구 등 동남권의 각 지역별로 나누어지며 컨베이어 벨트 끝에 위치한 택배 기사들에게 도달했다. 각 지역별 택배 기사들은 물품의 세부 주소를 확인한 후 숙달된 솜씨로 트럭에 상자를 옮겨 최종 목적지 고객에게 전달한다. 동남권으로 향하는 택배 분류작업은 오전 4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최근에는 추석 특수기로 물량이 늘어 오전 10시까지도 택배 분류 작업이 한창이다.
택배기사 김모씨(52)는 “몇 년 전만 해도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 컨베이어 벨트에 달라붙어 주소를 확인하고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의 상자를 빼내야 했다”며 “물류센터의 자동화는 80%로 모든 부분이 자동화된 건 아니지만 자동분류기 도입을 통해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며 퇴근 시간이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정해문 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남부지점 사원은 “자동분류기의 분류 정확도는 99%로 생산성 증대·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배송 지연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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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터미널 중앙관제실에서 한 직원이 CCTV를 통해 트럭 장비나 분류작업 등에 문제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
하루 최대 50만개의 택배 분류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데에는 중앙관제실 역할도 한 몫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허브터미널 3층에 올라가니 직원들은 현장 곳곳에 설치된 250개의 CCTV를 통해 트럭 장비나 분류작업 등에 문제가 없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관제실 한쪽에는 시간당 택배 물류 처리 수치도 집계되고 있었다. 정 사원은 “컨베이어벨트나 마감 여부 등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포인트에 있는 작업반장에게 알려 즉각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추석은 연휴가 끝나고 일주일이 지나야 모두 끝난다. 택배기사들 역시 추석 기간 휴식을 가져 16일 이후에도 물동량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택배기사 서모씨(37)는 아직 차에 싣지 못한 택배들을 바라보며 “특히나 올해 추석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물량이 늘었다”며 “허리 필 새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지만 제때 배송해야 업계간 경쟁서 살아남는다. 다음 주까지 아무 사고 없이 잘 버티길 바랄 뿐입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추석 특수기 24시간 비상 상황실을 운영하며 전국 1000여 집배점에 1500대의 택배차량을 추가 투입해 긴급 배송지원을 하고 본사 직원 500여명도 현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며 "물류센터 분류인력과 콜센터 상담원도 각각 50% 증원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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