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위생 정화구역내 호텔허용시 2조투자, 4만7000개 일자리 창출

   
한진수 경희대 교수
서비스산업진흥을 통한 관광산업 전환필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관광산업 국제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5위에 머물렀다. 대지진과 원전사고를 겪었던 일본(14위)을 비롯해 홍콩 15위, 싱가포르 10위, 호주 11위, 뉴질랜드 12위 등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1990년대 중후반 시기에 관광산업은 사치향락산업으로 치부된 산업으로 추락했다. 2000년 초반 6년 동안 국내 관광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2.5%로 주변 일본과 중국의 7~8% 고도 성장률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었다.

제자리걸음에 멈춘 관광진흥법제로 성장세 둔화 위기에서 2000년대 후반에 서울시가 당시 외래 관광객 600만명수준을 5년 내 두 배로 올리려는 핵심시정 목표를 세웠다. 관광객수는 2010년 전후로 연평균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관광산업이 일자리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그동안 높은 성장률을 보이던 관광산업은 성장 동력인 건설경기 부진, 관광인프라 부재 등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한국관광의 이미지도 실추되고 있다. 이는 급격한 국내 관광시장 변동의 과정에서 이를 관리할 종래의 정책이나 법규 등 정책적 시스템과 업계의 대응 시스템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새로운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아 발생하는 측면이 강하다. 

관광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배경

박근혜대통령이 최근 ‘서비스산업 선진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관광산업에 대한 규제 혁파와 투지확대는 수출 의존형 국내 경제구조를 탈피해 고부가가치 내수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저성장을 극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시작됐다. ’고용률 70%’ 슬로건을 내건 박근혜정부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관광진흥법을 개정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한진수 경희대 교수(맨왼쪽)가 2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개최한 <투자활성화 관련법안, 탈출구는 없나> 정책토론회에서 관광산업의 규제혁파를 강조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진수교수, 최창규 명지대교수, 노부호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허원순 한경 논설위원,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2013년도 외래관광객은 1,2000만 명시대를 맞이했다. 양적으론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관광수지 적자는 지속(‘12년 △15.6억$)되고 있다. 2013년도 관광산업 경쟁력은 133개국 중 25위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아시아 주요국 관광산업 경쟁력: 싱가포르 10위, 일본 14위, 홍콩 15위

최근 원화가치 상승, 한일외교갈등으로 일본의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매력적인 한국 고유의 관광콘텐츠 및 인프라를 구축하여, 대외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래관광객 유치를 확대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광산업은 인적 서비스 중심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전후방 연계효과가 큰 융·복합 산업의 핵심으로 인식해야 한다.

서울에서 비행거리 5시간 이내에 인구 500만 명 이상 도시가 90개나 된다. 동북아 경제권이 급성장하면서 2020년도 세계최대 해외여행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관광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관광진흥법 입법화에 따른 기대효과는?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학교위생 정화구역 내 신규 호텔 건립이 가능해질 경우, 약 2조원의 투자와 4만 7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2조원을 투자할 경우 호텔업 등 숙박업의 취업유발계수(’11년 23명)를 고려하면, 약 4만 7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텔은 고용창출 효과와 외화획득 기여도가 큰 관광산업의 핵심적인 인프라시설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진흥책이 필요하다. 숙박업의 외화가득율은 77.4%으로 전 산업 평균 73.1%, 제조업 평균 59.5%을 훨씬 넘는다.

(2011년 기준 숙박업 취업유발계수는 매출액 10억 원당 23명으로 서비스업(18명), 제조업(10명) 상회)

현행 학교보건법은 부대영업에 상관없이 ‘호텔업’ 자체를 유해한 영업으로 취급하여 규제하고 있다. 매우 불합리하 규제다. 대도시 지역의 관광호텔 확충 여건 조성을 위해서도 규제완화가 시급하다. 특히 서울지역은 주택과학교가 밀집되어 있어 호텔사업지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2010년부터 2013년6월까지 정화위 부결로 호텔이 건립되지 못한 사례가 서울지역만 76건, 58개 호텔이나 된다. 저성장을 타개하고,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관광산업 규제에 대한 과감한 혁파가 시급하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개최한 <경제 민생법안 진단 연속토론회-투자활성화 관련법안 탈출구는 없는가>라는 토론회에서 한진수 경희대 교수(호텔경영학과)가 패널로 참가해 발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