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외·원내·정책' 3대투쟁 선언
말 아끼는 민주당, 文정부 치적 자랑만
   
▲ 11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 문화의 거리'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순회 규탄대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정치권의 행보가 바쁘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내년 총선 향배를 좌우할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야당은 온갖 의혹 속에서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을 고리로 민심 반전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조 장관에 대한 언급은 아낀 채, 문재인 정부가 이뤄온 각종 국정 운영 성과를 부각하는 데 힘쓰는 모습이다.

11일 자유한국당은 여타 정당과 달리 서울역을 찾지 않았다. 귀성객들과 명절 인사를 나누는 통상적인 일정을 거르는 대신 장외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부평과 경기, 성남 등 경기도 일대를 순회하며 조 장관 임명에 대한 규탄 메시지를 전하는 중이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광화문 1인시위도 이어간다. 황 대표는 추석 대국민 메시지에서 “장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의 3대 투쟁을 더욱 힘차게 펼쳐나가겠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해임건의안 제출 △특별검사 도입 △국정조사 추진 등을 제시, ‘야권연대’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조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 정족수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다”며 “평화당이나 대안정치에서 요구하는 사항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이 투쟁에 방점을 찍는 사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민심 어르기에 나섰다. 서울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민주당은 이날 발표된 지난달 고용동향 지표를 인용해 치적을 홍보하는 데 치중했다. 이해찬 대표는 “일본의 도발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도 정부의 뚝심 있는 일자리 정책이 고용지표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며 “민주당은 경제 활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민의 삶을 챙기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배포한 추석 공보물에도 △물가안정 △사회·복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당·정·청 추석 민생안정대책’이 비중 있게 실렸다.

조 장관 해임건의안에 있어 한국당과 궤를 같이하는 바른미래당도 추석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나섰으나, 첫날부터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퇴진파’는 불참해 반쪽짜리가 됐다. 이날 서울역 귀성객 인사에는 ‘당권파’ 의원들만 참여했다. 이러한 기류는 지난 10일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퇴진파만 참석해 확인된 바 있다. ‘조국 사태’를 놓고 잠행을 이어가던 유승민 전 대표가 활동을 재개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당권파와의 입장 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한국당이 제안한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가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지느냐가 바른미래당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한국당의 보수 대통합 신호탄에 바른미래당 퇴진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추석 민심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야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바른미래당은 자체 생존이냐 통합이냐의 기로에 놓이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