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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광호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일명 '소부장'으로 불리는 소재·부품·장비 국산화가 대두되는 가운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주 효성첨단소재 공장을 방문, 조 회장과 향후 투자 계획 및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눈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된 것이다.
조 회장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에 따른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한 주식가치를 높여 환급받는 과정에서 179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개임자금으로 매입한 미술품 37점을 아트펀드에 편입시키면서 12억원 규모의 차익을 취득한 혐의 외에도 허위 급여 관련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GE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수식어를 벗게 됐다. 재판부는 구속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조 회장의 법정구속도 면했다.
미술품의 경우엔 조 회장 소유의 미술품이 편법으로 아트펀드에 편입됐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술시장이 침체에 빠지는 등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미술품을 처분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미술품의 특성상 거래사례가 많지 않고 작품가치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액수를 특정하지 못해 배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이 지난 11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조 회장의 재판은 '2라운드'로 향하게 됐다.
또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거쳐 효성그룹에 총 152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세무조사 범위 연장(5년→10년) 및 조사 강도 강화 등에 나서면서 효성의 투자 계획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를 탄소의 메카로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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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20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조현준 효성 회장이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전기차에 탑승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조 회장은 지난달 20일 2028년까지 탄소섬유 분야에 총 1조원을 투자하고, 생산라인을 1개에서 10개로 늘리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연간 2만4000톤을 생산력을 보유하게 된다. 2300개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효성은 글로벌 탑3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점유율도 2%(11위)에서 10%(3위)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일본이 60%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탄소섬유는 철강 소재 대비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지녔으며, 내부식성·전도성·내열성이 높아 '미래산업의 쌀'로 불린다. 자동차용 내외장재 외에도 △건축용 보강재 △스포츠·레저용품 △방위산업·우주항공 등 철이 사용되는 모든 분야에 적용도 가능하다.
탄소섬유 국산화율 제고는 미래차를 3대 신성장동력에 포함시킨 정부로서도 중요한 과제다. 탄소섬유 수급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전기차 보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일반 차량 대비 600kg 이상 무거워 경량화가 필수적이다. 철에 비해 무게가 25% 수준인 탄소섬유는 이를 돕는 소재로 꼽힌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수소경제' 역시 탄소섬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소재인 탄소섬유는 수소 에너지의 저장·수송·이용 등에 쓰인다. 실제로 올해 강원도 강릉에서 폭발한 연료탱크는 강철을 용접해 만든 것으로,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 제품은 충격을 받아도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찢어지면서 수소가 유출된다.
바이오·헬스 분야가 미래차와 함께 3대 신성장동력에 선정됐음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있으면 국내 기업들에게는 불확실성 최소화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왜 국민들이 기업들의 생존 전략으로 '국내 사업장 접고 해외로 뜨는게 생존전략'이라고 비꼬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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