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어젯밤부터 잠을 못잤어요. 안심전환대출이 가능할지 불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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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16일 60대 김모씨는 이른 아침부터 은행문을 두드렸다. 주택담보대출금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금융소비자들에게 열렸기 때문이다.
은행엔 업무 개시 시간부터 김씨와 같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북적였다.
안심전환대출은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0.1%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볼 수 있어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도 접속자가 폭주했다.
하지만 주금공 홈페이지에는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은행엔 온라인에 미숙한 고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10시무렵부턴 은행에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대기 시간은 한없이 길어졌다. 또한 대부분의 상담층이 고령자인 탓에 회전율은 더욱 느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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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주금공은 이날부터 29일까지 2주동안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의 금리변동 위험과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
안심전환대출은 10∼30년 만기 연 1.85∼2.10% 고정금리로 기존 대출을 최대 5억원 바꿔준다.
신청 자격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담대 이용자 중 주택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로, 부부합산소득이 연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단 혼인기간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2자녀 이상 가구는 소득기준이 1억원으로 완화된다.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고, 대출 금리는 만기 등에 따라 1.85~2.2% 수준이다.
또한 해당 상품은 선착순 접수도 아니며, 먼저 신청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어 기간 내에 신청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은행을 찾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정확한 대출 자격과 기준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실제 TV뉴스를 보고 은행을 찾았다는 68세 강모씨는 “대출 자격과 기준을 따져보기 보단 우선 급한 마음에 은행으로 찾아오게 됐다”며 “2주간만 진행한다고 뉴스에 나와 다급하게 이른 아침부터 은행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억원 정도의 대출금에 3.5%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며 “신청 승인만 된다면 가계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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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또한 현장에선 소득이 없지만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고령자의 담보제공 문제도 불거졌다. 현재 3.25%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는 68세 김모씨는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다. 실제 대출금은 아들이 상환하고 있다는 김씨는 은행에 방문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다.
그러나 은행에선 김씨와 같은 경우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이 없다며 신청을 거부했다.
은행에선 집 명의는 부모, 대출 상환은 아들이 각각 하고 있는 경우 안심전환대출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상품의 경우 대출 자격 요건이 제3자 담보제공을 배우자까지만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다”며 “채무자가 아들인 경우 담보제공자가 부모로 설정돼 있다면 상품 신청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담보제공을 부부로만 한다면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은 전부 집을 자식들 앞으로 돌려주라는 것이냐”며 “이같은 정책은 나이든 사람들에겐 합당하지 않다”며 비판했다.
한편, 안심전환대출은 심사를 거친 뒤 10월부터 공급할 예정이며, 공급금액은 20조원이다. 신청금액이 20조원을 초과하면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가 선정된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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