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지속되지만 통합이 바람직...두 조직 화학적 결합이 관건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조기 통합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은행간 통합 사례로 봤을때 통합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자료사진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통합을) 미루는 것은 조직과 주주, 사회에 대한 배임”이라며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안에 조기통합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해 통합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간 통합은 지난 2006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이 가장 우수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후발은행인 신한은행이 선발은행인 조흥은행을 인수했고 공교롭게도 두 은행의 통합 작업은 거의 잡음 없이 이뤄졌다

특히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신한·조흥 사례가 동일 금융지주 안에서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다 한 몸으로 거듭난 '선통합-후합병' 모델이라는 점에서 벤치마킹의 가치도 적지 않다.

지난 2006년 신한과 조흥은행의 합병은 국내 은행 합병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두 은행의 통합전략을 사례 연구과제로 다뤘을 정도다.

신한과 조흥은행의 2003년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각각 74조4000억 원과 74조8000억 원이었다.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한 신한은행은 2006년 말 기준 총자산 177조원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매머드급 은행으로 성장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2004년 말 기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1.94%, 9.40%였다. 하지만 합병 후 2006년 말 기준 신한은행의 BIS비율은 12.01%로 상승했다.

물론 신한, 조흥 사례보다는 하나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이 더 난이가 높다.

신한과 조흥의 경우 양사 통합의 전제조건이었던 독자경영기간(2년 이상)을 준수했고 직원의 근속연수나 직급, 급여 차이 등에서도 하나·외환보다는 갈등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게 주된 근거다.

통합 예정보다 2년6개월여 이른 시점에 조기 통합 카드를 꺼내 노조의 반대가 심하다는 점도 난관이고 피인수 기업인 외환의 급여 수준이나 근속연수가 하나은행보다 훨씬 위라는 점도 부담이다.

외환 직원의 근속연수(지난해 말 기준 17년)는 하나 직원보다 5년 정도 많고 동일 직급의 경우 급여도 성과급 비중이 높아 2000만원가량 더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성공은 두 조직이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두 은행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감성적으로 결합한다면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2003년 9월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3년간 ‘투 뱅크’를 유지할 때 두 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수백 개의 태스크포스(TF)를 유지하며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하나-외환은행 합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복 부분을 최소화하고 하나은행이 가진 소매금융의 경쟁력과 외환은행이 가진 기업금융, 외환 부문의 경쟁력을 그대로 살리면서 장기적으로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