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2위 탈환에 비상이 걸렸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내줬다. 린드블럼의 '8회 등판'이 부른 비극적 결말이다.

두산은 16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 맞대결(16차전)에서 3-6으로 졌다. 이 경기 패배로 3위 두산은 2위 탈환에 실패하면서 키움과 승차가 1.5게임 차로 벌어졌다. 

두산은 남은 경기수가 키움보다 많고(두산 11경기, 키움 5경기) 역전 2위의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매우 힘들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키움은 83승 1무 55패, 두산은 79승 54패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키움이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한다고 가정하면 두산은 10승 1패를 해야 순위 역전을 할 수 있다. 키움이 3승 2패만 거둬도 두산은 8승 3패를 해야 한다. 키움이 맞대결 승리로 2위에 상당히 다가섰다.

두산의 이날 패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린드블럼의 8회 부진과 강판이다. 이미 20승 투수가 된 리그 최고의 투수 린드블럼은 7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3-2로 앞서고 있었다. 남은 2이닝만 잘 막으면 되는 상황.

   
▲ 사진=두산 베어스


이런 상황에서 린드블럼이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이 결과적으로 두산의 패착이 됐다. 린드블럼은 서건창, 김하성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김하성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더니 이정후는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만루에 몰린 린드블럼은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샌즈에게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한 뒤에야 무사 1, 3루에서 윤명준과 교체돼 물러났다. 윤명준이 물려받은 주자 2명을 모두 홈인시켜 두산은 8회말에만 4실점하고 그대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 4실점은 모두 린드블럼의 책임이 됐다. 린드블럼은 7⅓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이 2.36으로 뚝 떨어진 린드블럼은 양현종(KIA, 2.25)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유력해 보였던 투수 4관왕에 균열이 생겼다.

린드블럼이 7회까지만 던지고 물러났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만약'이긴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8회에도 린드블럼을 마운드에 올린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7회까지 린드블럼의 투구수는 89개로 여유가 있었다. 두산 불펜의 그 어느 투수도 린드블럼보다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할 수 없다. 한 점 차 박빙의 리드 상황이었다. 린드블럼에게 1이닝 또는 아웃카운트 한두 개라도 더 맡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린드블럼을 교체해주는 것이 더 타당했다고 볼 수 있다. 린드블럼은 이전까지 27경기 등판해 176이닝을 던지고 있었다. 11일 NC전(6이닝 2실점) 등판 후 나흘만 쉬고 오른 마운드였다. 두산은 정규시즌 순위싸움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도 염두에 둬야 한다. 7회까지 호투하며 충분히 제 몫을 한 린드블럼을 아끼고, 불펜에게 남은 2이닝을 맡기는 것도 고려할 만했다. 더군다나 두산은 이날 경기 후 이틀간 일정이 없었다. 불펜 총력전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린드블럼은 8회 등판으로 투구수가 108개까지 늘어났고, 패전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 1위를 내줬다. 두산은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두산과 린드블럼은 많은 것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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