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인 과도한 수수료, 서드파티 영향력 높아진 탓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 힐튼 서울이 내년부터 '힐튼'과의 계약을 종료한다. 국내에 또 하나의 글로벌 체인 호텔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에 앞서 아주그룹 소유의 제주 하얏트 리젠시호텔도 하얏트와 결별하고 '더쇼어호텔제주'로 재오픈 했다. 

업계에서는 체인 브랜드를 달았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 봤을 때, 독자 브랜드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호텔 브랜드보다는 '서드파티'(여행사 등의 예약시스템)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힐튼 호텔은 공식 예약시스템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그랜드 힐튼 호텔이 더 이상 힐튼에 의해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랜드 힐튼 호텔은 1988년 5월 스위스 그랜드 호텔로 오픈했다. 그러나 체인 호텔 계약을 맺은 스위소텔의 모회사인 에스에어사의 파산으로 2002년 힐튼과 계약을 맺고 지금의 그랜드 힐튼 호텔로 변경됐다. 이 호텔은 친일파로 알려진 이해승의 손자인 이우영씨가 회장으로 있다.

그랜드 힐튼 호텔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그랜드 힐튼 서울을 유지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브랜드가 변경될 예정"이라며 "변경되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호텔 중에는 해외 체인과 결별한 사례가 여럿 있다. 남해 힐튼 리조트도 아난티 남해로 변경됐고, 쉐라톤과 W 브랜드를 달고 운영됐던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도 해당 브랜드들과 결별했다. 

최근에는 제주도의 하얏트 리젠시가 더쇼어호텔제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서울과 부산 등에서 운영하는 웨스틴조선호텔을 내년부터 차례로 웨스틴을 빼고 독자 브랜드로 변경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호텔들이 체인 브랜드들과 결별하는 배경이 이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체인 호텔들이 가진 브랜드 파워와 그들이 가진 회원들이 예상보다 많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해외 체인 호텔들과 계약을 할 때 매출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도 불합리성이 있다는 점이다. 호텔은 적자가 나도 해외 체인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익스피디아나 호텔스닷컴 등 서드파티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점도 독자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시장은 체인 호텔과 서드파티의 경쟁 구도로 볼 수 있으며 내국인 비중이 높은 호텔의 경우는 패키지나 서드파티를 통해 예약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호텔에 대한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많은 고객은 브랜드보다는 가격과 후기를 보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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