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발생한 카드사 고객정보 대량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 순이익은 1조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4억원(13.5%) 증가했다.
고객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억원(8.2%) 증가한 1909억원을 나타냈다. 롯데카드 역시 36억원(5.1%) 증가한 74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고객정보 유출사고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추정됐던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0억원(12.3%) 적은 3284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화재 지분을 매각해 2091억원의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가맹점 수수료수익 등 카드수익(8조921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29억원(4.1%) 증가했다. 다만 이자수익(1771억원)은 272억원(13.3%) 감소했다.
비용부문에서는 삼성·신한카드를 중심으로 대손비용(8482억원)이 1909억원(29.0%) 증가했고, 카드 재발급 비용(1693억원)도 3.7% 늘었다.
상반기 신용카드 발급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8% 가량 줄었다.
6월 말 현재 전업카드사와 겸업은행에서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9371만장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832만장(8.2%) 줄었다. 신용카드 회원수(카드사별 회원수 단순합계)도 7118만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71만명(6.2%) 줄었다.
휴면카드 405만장이 자동 해지되고,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KB국민(121만장), 롯데(116만장), 농협(75만장)응 중심으로 발급 카드수가 줄었다.
반면 체크카드 발급수는 9886만장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34만장(1.4%) 늘었다.
발급 카드수가 줄었지만 이용실적은 오히려 늘었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를 이용한 구매실적은 29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조2000억원(5.0%) 증가했다. 신용카드 구매실적 증가액은 3조3000억원, 체크카드 증가액은 10조9000억원이었다.
전업카드사와 겸영은행의 신용카드자산(신용판매+카드대출)은 7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조1000억원(1.4%) 줄었다.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거나 용역을 제공받아 발생한 채권인 신용판매자산이 1조5000억원(2.8%)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금감원은 "정보유출 사고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았다"며 "체크카드 사용 확대와 시장 포화 등으로 신용카드 부문의 더딘 성장이 예상되지만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하고 경영합리화 노력을 기울이면 일정 수준의 수익성은 기대할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