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잘 나가던, 그리고 아직 갈 길 바쁜 두산이 LG표 고춧가루를 만나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LG 트윈스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양 팀간 시즌 1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6-3 승리를 거뒀다. 3-3 동점으로 맞선 10회초 LG 외국인타자 페게로가 쏘아올린 3점포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

   
▲ 사진=LG 트윈스


4위가 거의 굳어진 LG에 비해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에 훨씬 중요한 일전이었다. LG전 패배로 두산은 4연승을 멈췄고, 이날 한화와 더블헤더가 모두 취소된 선두 SK와 1.5게임 차로 벌어졌다. 만약 두산이 LG를 이겼다면 SK를 0.5게임 차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또한 두산은 2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3위 키움과 승차도 없어졌다.

최근 기세가 무섭던 두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LG 선발투수 차우찬의 호투와 페게로의 홈런이었다.

차우찬은 7⅔이닝동안 무려 120개의 공을 던지며 두산 타선을 8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냈다. 7회까지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던 차우찬은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8회 들어 구위가 조금 떨어지며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한 후 물러났고, 남겨뒀던 한 명의 주자를 불펜진이 홈인시켜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LG는 정규이닝 안에 승리를 결정지을 수도 있었으나 3-1로 앞선 8회말 1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한 고우석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고우석은 제구 난조를 보이며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해 3-2 추격을 허용했고, 9회말에도 잇따라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한 뒤 동점까지 허용하고 만 것. 차우찬의 승리투수도 날아갔다.

거의 손에 넣었던 경기를 동점 추격당해 연장전으로 접어든 LG는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회초 2사 1, 3루에서 페게로가 두산 5번째 투수로 등판해 있던 윤명준으로부터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두산에 아픈 패배를 안길 수 있었다.

두산은 특히 20승 투수 린드블럼을 내고도 경기를 내줘 아픔이 더 컸다. 린드블럼은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은 해냈지만 두산 타선이 차우찬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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