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한국경제는 금융위기에 추가로 취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제금융시장의 대혼란과 단층에 놓인 한국경제’ 특강에서 “한국경제는 무역에서는 중국에 가장 의존하고 금융과 안보에서는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 갈등의 악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데 현재 한국정부는 경제가 단층에 놓여 있다는 구조적 약점을 무시하거나 경시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공학에만 매몰되어 경제, 안보, 외교를 총체적으로 포기하고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의 환율불안정성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원화는 연초 대비 6.2% 절하됐고, 금융위기로 IMF프로그램에 들어간 파키스탄의 루피아화를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 교수는 이 같은 위기를 언급한 뒤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패는 금융동맹”이라며 “동맹이 튼튼하면 적이 함부로 공격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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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실과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실 주최로 열린 초청특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대혼란과 단층에 놓인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이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미국, 일본, 중국과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하면서 달러당 1500원까지 육박했던 환율불안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것도 ‘금융 동맹’ 덕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그러나 “지금은 우군이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통화스왑이 해지된 후 통화스왑을 복원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과의 통화스왑은 연장 논의가 진행되던 중 위안부 문제 등 정치적 갈등이 벌어지면서 논의가 무기한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외환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국만이 외환위기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했다. “유사시 도움을 받아야 할 동맹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한국경제의 단층구조를 더 위험하게 만들 뿐”이라는 이유에서다다.
그는 “지금 정부의 각종 정책을 보면 안이한 상태인 것 같다”며 “가용한 위기 대응수단마저 버리고 실물경제를 악화시키면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요행수만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는 바른미래당 김중로, 대안정치 장병완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승희, 강효상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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