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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동국제강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동국제강이 국내 컬러강판과 H형강 시장을 두고 후발업체들의 도전장에 긴장하고 있다. 컬러강판 업계 2위 KG동부제철이 투자 확대를 통한 설비 확충에 나서며 1위 동국제강 점유율을 향한 추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양분하고 있는 H형강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저렴한 베트남산 제품 수입량을 매년 늘리며 압박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G동부제철은 충남 당진공장에 1200여억원을 투자해 연산 60만톤 규모의 컬러강판 4개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2021년까지 2기의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한다.
컬러강판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고급 건물 내외장재 및 냉장고·TV 등 가전제품에 적용된다.
KG동부제철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연산 10만톤 규모의 인천공장 설비 4기는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당진공장에 60만톤 규모를 대체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의 컬러강판 생산능력은 60만톤으로 시장점유율 1위 동국제강(75만톤)을 바짝 뒤쫓게 된다.
포스코강판도 지난해 컬러강판 1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기존 34만톤에서 40톤으로 확대하며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은 3% 감소했다.
이같은 후발업체의 추격은 동국제강에게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컬러강판 시장 규모는 올해 대략 200만톤 규모다. 이 시장에서는 동국제강 시장점유율 37%로 선두다. 그 뒤를 동부제철(24%), 포스코강판(15.1%)이 잇고 있다.
현재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수요는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물량은 과잉 상태다. 여기에 저가 중국산 컬러강판 수입에 따른 주요 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산 컬러강판 수입량은 17만78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2톤 증가했다.
동국제강은 H형강을 두고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포스코의 베트남 법인 포스코SS비나에서 국내로 수출되는 베트남산 H형강의 수입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은 2015년 7204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20만1814톤)는 처음으로 20만톤을 넘어서며 H형강 전체 수입물량(40만7048톤)의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10만5000톤이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산 H형강 물량의 대부분은 포스코의 베트남 법인인 포스코SS비나에서 생산된다. SS비나는 생산 물량의 약 40%를 한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산 H형강은 국내 경쟁사 제품보다 1~2만원 가량 더 저렴해 가격경쟁력에서 앞선다. 포스코는 2015년 SS비나를 인수할 당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가동을 시작했지만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SS비나가 생산하는 H형강의 한국 수출물량까지 줄이면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대제철과 H형강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값싼 제품들이 침투해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며 반덤핑 제소 신청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2015년 국내 H형강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산이 줄어든 자리를 포스코 베트남산이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베트남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요건 검토에 들어갔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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