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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이 대우조선으로부터 인수한 초대형 유조선 '유니버설 빅터'호. /사진=대우조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송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해운사 6곳을 제재키로 하면서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화주들이 제재 대상 이외의 선박 검토에 나서면서 SK해운, 현대상선 등 유조선을 운영하는 국내 해운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동~극동아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초대형유조선(VLCC) 운임지수(WS)는 90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 사건 전날인 지난 달 13일(53.63) 보다 68% 올랐다.
이를 일일 용선료로 환산하면 7만5000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설비가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에 비하면 66% 높았다.
앞서 지난 달 14일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하루 약 570만배럴)을 공급하는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유전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파괴됐다. 570만배럴은 세계 원유 공급량의 5% 규모인 만큼 세계 원유 시장 수급 불안이 커지며 한때 국제유가는 배럴당 64.55까지 치솟았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당초 공언한 대로 산유량을 복구함에 따라 지금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진 상태다.
다만 미국의 중국 해운기업에 대한 제재와 이에 따른 선복 안정 조달의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조선 시황은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달 25일 "미국의 제재와는 반대로, 고의로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송한 일부 중국 단체에 제재를 가한다"면서 중국원양해운(코스코)의 자회사 2곳인 코스코 해운 탱커, 코스코 해운 탱커 선원·선박 관리 회사를 비롯해 콩코드 석유, 페가수스 88 유한공사, 쿤룬 해운, 쿤룬 지주 회사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산하기업이 제재를 받은 중국원양해운의 VLCC 운항 척수는 약 50척이다. 전체 VLCC 시장에서 8% 이상의 점유율에 해당해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선사에 대한 제재로 화주들이 용선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유조선 검토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중국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중국 화주가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시도가 이어지며 유조선 시황의 추가 급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조선 선대를 운영하는 SK해운, 현대상선 등은 운임 상승 효과를 볼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인도받은 VLCC 5척 중 3척은 스팟(즉시 계약) 시장에, 2척은 장기운송계약에 투입 중이다. VLCC 20여척 중 1척을 스팟 시장에 투입하고 있는 SK해운은 최근 노르웨이 헌터그룹으로부터 30만톤급 VLCC 1척을 인수했다. SK해운 관계자는 "이달 말 헌터그룹으로부터 약 9800만달러 규모의 VLCC 1척을 더 매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겨울용 원유 수송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여서 미국 제재가 지속될 경우 유조선 운임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동 리스크로 기항기피로에 따른 프리미엄 요구 등으로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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