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이동은 기자]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 한달을 맞이했다. 은 위원장은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사모펀드 사태 등 유독 바쁜 한 달의 시간을 보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한 달여의 시간을 돌아보며 향후 진행할 주요 현안에 대한 계획을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은 위원장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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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실에서 취임 한달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유독 '소통'을 강조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금융 경제 분야에서 소통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길 바라는지, 그를 위해 위원장님은 어떠한 노력을 하실건지?
-소통의 매개체인 언론과 자주 대화할 예정이고, 각 이해관계자들과 소비자, 금융기관,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도 자주 듣도록 하겠다.
일각에선 소통을 강조하다보니까 '소통은 한달동안 성공한 거 같은데 존재감은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소통과 존재감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모르겠지만 다소 존재감 보이지 않더라도 소통에 충실하겠다.
궁극적으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정책이 집행돼 국민들 피부에 느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 집행 속도를 늘리도록 노력하겠다.
혁신 금융을 위해선 국회에 계류 중인 '데이터3법'에 대한 해결이 시급해보인다. 자료에선 적극 지원한다고만 명시돼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극 지원하실 예정인지, 또한 시민단체의 반발은 어떻게 해결하실건지.
-데이터 3법에 대해서는 정무위 전체적으로 의원님들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변 상황 때문에 처리가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감 이후 10월 말 11월 중 정무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길 바란다.
구체적인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금융당국 입장에서 의원님들께 해당 법안의 중요성과 국민과 업계의 기대를 전달하고 있을 의미한다. 입법은 의원님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선 의원님들께 입법에 참고될 수 있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다.
시민단체에선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를 가장 큰 문제로 삼는다. 그 부분도 최근 시민단체와 많은 대화를 통해 걱정이 완화된 것으로 생각 된다.
혹시라도 시민단체 측에서 걱정이 남는 부분이 더 있다면 직접 대화를 할 생각도 있다.
정보의 활용과 보호 두가지 가치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사모펀드 관련해서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문회 때는 규제완화가 평소 생각이라는 소신을 밝혔는데 생각이 변한건지 앞으로 사모펀드 정책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입장 변화가 맞는 것 같다.
금융당국자가 되기 이전엔 사모펀드를 보다 자유롭게 해줬음 좋겠다고 생각했고, 사업이 보다 완화되길 바랬다. 청문회 때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최근 악재가 반복돼서 나오다보니까 투자자 보호 측면도 더 들여다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모펀드 기관투자자도 있지만 개인 투자자도 있어서 어떻게 보호 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최근에 윤석헌 금감원장이 파생결합상품(DLS·DLF) 관리 감독 잘못했다는 것에 대해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예산 영역을 금융위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두 부분에 대해 동의하시는지?
-국감에서도 나왔지만 국감에서 의원들이 사모펀드 전수조사 해보자는 얘기도 나왔다. 상당히 많은 인력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감에서 보면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분야에서 사각지대 많이 지적하니까 당연히 사각지대 커버하려면 검사 세게 해야하고, 자세히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부분 수요 맞추려면 인력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수요가 항시적인 것인지 일시적인건지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공기관이 수요를 맞추려고 하다보면 인건비가 결국 국민 세금이라는 부분이 걸리게 돼 있다. 특히 공공기관 특성상 인력이 늘면 줄어들기 힘든 구조가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윤석헌 원장님은 현장 이야기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산 부분은 독립적으로 예산 하는 곳은 없다. 금융위로부터 독립하더라도 예산은 어디론가는 가야한다.
독립적으로 예산 편성한다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원장님 말씀하신 취지는 알겠다. 예산실 가는게 흔쾌하고 즐거운 일 아니다.
예산을 방만하게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예산실 역할이기 때문에 그건 각자 역할에 부합돼서 얘기하는 것이다.
DLF 사태와 관련해 지위고하 막론하고 엄중조치를 말씀하셨다. 위법사항에 대해선 최고경영자 징계 말하는건지?
-지위고하 막론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건 원론적인 이야기다.
다만 지금 책임의 범위를 밝히는 것 아니기 때문에 예단해서 누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우리은행에서 최근 악재가 겹쳐 발생한 와중 지분 매각 이슈가 있다. 제재 수위가 주가 하락이나 지분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우리은행 징계나 우리은행 조사 과정이 지분 매각 영향 준다곤 생각 안한다.
투자자들은 우리은행 미래가치를 보고 들어오는 것이지 개별 사건을 보고 들어오는 것 아니다.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DLF 시민단체에서 남부지검에 소송한다고 기자회견 예정돼 있다. 시민단체는 금융사기라고 형사소송 추진 준비하는데 금융당국에선 금융사기는 법적인 요건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는가.
-금융사기 여부는 말할 수 있는 단계 아니다. 검찰과 법원이 해야할 일이다.
업계에선 경기침체와 금융 저성장기가 겹치며 투자 상품이 연쇄적으로 문제 불거질 수 있다고 본다. 향후 금융시장 관련해서 대응책 검토 중인게 있는지?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위해 DLF, 사모펀드 등에 투자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경기가 좋아지고 금리가 높아져서 수익이 나오면 좋은데, 수익이 나빠질 경우가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 국감에서도 조사해보자고 했던 부분이 있다.
그걸 예단해서 손실난다 안난다 말하긴 곤란하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투자에 있어서는 자기 책임에 의해서 하는 것이다.투자하는 분들도 안전한지 아닌지 수익률 높을지 판단해서 하길 바란다.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생각 않고 있다.
다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은 당국의 책임이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예의주시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정 최고 금리 20% 인하 공약했었다. 전임 위원장은 속도조절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신임 위원장은 어떤 생각인가.
-법정최고금리 인하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춰버리면 대출해 주는 사람이 금리 20%로 장사 안된다고 대출 안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대출을 해야하는 사람이 사채나 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가야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임 위원장도 속도조절 필요했다고 한 것으로 안다.
현실적으로 24%라도 그나마 받을 수 있는게 좋은건지 20%로 낮추고 못받는게 좋은건지 고민이 있다.
최고금리 언제 낮추냐는 문제는 금융시장 상황보고 낮춰야한다.
DLF 사태의 원인을 두고 은행은 당국이 이자이익만 추구한다고 지적해 규제를 풀어준 사모시장으로 진출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모시장 감독·제재 권한 없다고 하고 금융위원회는 사모시장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보는데 이번 DLF 사태는 누구의 책임인가?
-DLF의 원인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물론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세우고 미래를 대비하니까 원인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이 같이 참여했기 때문에 공동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금감원이 발표한 것처럼 은행이 불완전 판매, 설명 의무 등의 문제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점이다.
사모펀드를 감시하는 부분은, 은행에서 판매한 것은 공모인데 사모성같이 해서 규제를 피했다는 부분을 살펴볼 것이다.
저금리시대에 고객들에게 조금 더 나은 이자수익과 기회를 주겠다는 측면에서 사모펀드가 성장했는데 문제들이 생겨났다. 갑자기 성장하면서 생긴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문제가 크긴 하지만 오히려 더 커지기 전에 문제가 나온 것이 감독당국 입장에서 나은 것 같다. 문제를 살펴보고 제도를 개선해 미래에 돌아봤을 때 사모시장, 자본시장, 금융시장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DLF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은행의 비이자 수익추구가 지목됐다. 수출입은행장 시절 수은이 자본금 주식투자를 허용하게 했던 경험 있는데 은행의 비이자 수익 추구 방향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IB는 얘기가 다르지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은행의 기본적인 역할은 예금을 받아서 대출해주는 것이다. 은행이 이자 받아서 돈 버는 것 맞다고 생각한다.
비이자 수익 얘기는 IB, 유니버셜뱅크 등이 이자 수익 외의 다른 방법으로 돈 벌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왔던 것 같다. 비이자 수익이 사모펀드를 통해 수익을 내라는 이야기는 아니였다.
은행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해외 진출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GDP가 150달러였던 시절 외국계 은행이 들어와 우리나라 기업, 은행들과 함께 성장했다.
수출입은행이 많이 하는 활동 중 하나도 해외 진출하는 기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업의 규모가 크고 장기간 이자수익이 발생한다. 물론 개도국의 경우 위험부담이 있고 환리스크도 있지만 이런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이 자본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면 모험자본과 벤처자본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되면 BIS비율이 높아진다. 은행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은행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해서 지난주에 냉랭·과열된 것도 아니라고 했는데 그 시각이 유효한지, 앞으로의 예상은?
-오늘부터 신청 받기 때문에 들어와 봐야 알 것 같다. 전에 컨설팅 할 때 냉랭하지도 과열되지도 않았다고 느꼈는데 지금도 유효하다. 과열되기를 바라지만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면책제도 관련해서 제도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것도 중요한다. 그 부분에 대한 계획은?
-제도의 작동도 중요하지만 위원장, 정권이 바뀌어도 제도는 계속돼야 한다.
지금은 된다고 해서 했는데 5년 후 안되면 금융당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금융은 신뢰를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작동이 되고 오래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터넷은행 지난 5월과 같이 모두 탈락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 예상하는지?
-미리 말하면 준비하고 신청하는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가가 나갔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한달동안의 솔직한 소회는 어떤지?
-금융이 더 많이 발전하고 다양화된 것을 느꼈다.
금융정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최근 사모펀드, 보험, 증권 많은 이슈들 있는데 조심스럽고 책임감 느끼고 있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과 실수했다 생각하는 점은?
-한 달 밖에 안돼서 얘기하기는 그렇다. 앞으로 소통 잘 하고 진심 전달하겠다.
실행이 중요한 것 같다. 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법 관련이 아닌 우리가 할수 있는 부분에도 노력하겠다.
아쉬웠던 점은 소통의 잘못일 수 있지만 좋은 의도로 정책 냈는데 잘 전달이 안되거나 하는 경우다. 그런 부분에서는 앞으로 소통에 의미를 더 잘 두겠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진행 중이다. 어떻게 보고 받았으며, 향후 어떻게 예측하는지?
-아시아나 관련해서 직접 보고 받은 것은 없다.
금융위원회에서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물어보는 경우는 있지만 일단은 채권단이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채권단이 금융위에 보고하는 내용은 없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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