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 경제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개월 연속으로 '부진' 판단을 내렸다.

수출과 투자는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일본 등에 대한 출국자 수가 감소하고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소비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10일 KDI는 경제동향 10월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소비가 확대됐지만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 상황에 대해 '둔화', 4월부터는 '부진'이라고 진단했다.

김성태경제전망실장은 "일부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레벨에 있어 전체적으로 횡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8월 전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고, 특히 전자부품과 자동차 생산이 각각 16.9%, 11.9% 줄면서 광공업생산이 2.9% 감소했으며, 제조업 출하는 1.6% 적어졌고 재고율은 112.4%로 여전히 높았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증가세에 힘입어 2.4% 증가했다.

소비 부진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여, 8월 소매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전월 대비 3.9% 증가했는데, 이른 추석으로 명절 관련 소비가 8월 소매판매액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출국자 수가 8월 이례적으로 3.7% 감소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 소비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일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며 "일본으로 향하던 출국자가 동남아시아는 물론, 제주도 등 국내로도 움직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4.4포인트 오른 96.9였고, 소비재수입은 12.1% 증가했다.

8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2.7% 감소했지만, 전월보다는 감소 폭이 2.2%포인트 축소됐으나,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9월 자본재 수입액은 여전히 8.0% 감소,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8월 건설수주(경상)는 22.2% 감소했고, 특히 주택은 31.8% 줄었다.

9월 수출은 글로벌 경기 하강 속에 전년 대비 11.7% 감소했으며, 품목별로는 반도체(-31.5%), 석유제품(-18.8%), 석유화학(-17.6%)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같은 달 수입은 5.6%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59억 7000만 달러 흑자였다.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흐름으로, 8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5만 2000명 증가했고, 7월 상용근로자 전체 임금은 2.7% 올랐으며, 임시·일용 근로자 임금은 5.6% 상승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0.4% 하락했고, 같은 달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재개 가능성 속에 대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전월 대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