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 통과에 실패했다. 올 정규시즌 구단 역대 최다승인 106승이나 올리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에 부풀었던 다저스가 챔피언십시리즈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열린 워싱턴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 홈경기에서 연장 끝에 3-7로 패했다. 다저스는 먼저 2승을 거두고도 4, 5차전을 내리 패하며 2승3패로 워싱턴에 밀려 탈락했다.
이날 다저스는 '거의 이기는' 경기를 했다. 선발투수 워커 뷸러가 6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고, 1회와 2회 터진 맥스 먼시의 투런포와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포로 3-1 리드를 하고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불펜 운영 실패가 부른 역전패였다. 뷸러가 7회 볼넷과 사구로 2사 1, 2루 위기를 맞자 로버츠 감독은 클레이튼 커쇼를 구원 등판시켰다. 커쇼는 7회 위기는 3구 삼진으로 막아내 '원조 에이스'다운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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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A 다저스 SNS |
하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에게 백투백 솔로홈런을 연이어 두들겨맞고 순식간에 3-3 동점을 허용했다. 커쇼는 8회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강판했으며 마에다 겐타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겐타는 8회를 3연속 삼진으로 끝내며 달아오르던 워싱턴의 추격세를 잠재웠다.
이후 다저스는 9회 조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켈리는 9회를 잘 넘겼지만 다저스 타선이 추가점을 못내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 10회초 다시 등판한 켈리는 볼넷과 2루타, 고의4구로 무사 만루로 몰린 뒤 하위 켄드릭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3-7로 점수가 벌어졌고, 이걸로 승부는 끝났다. 켈리가 만루홈런을 맞은 뒤에야 팀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이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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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A 다저스 SNS |
패장이 된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커쇼의 불펜 투입과 렌던에게 첫 홈런을 맞은 후 투수교체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지적을 받았다. 마에다가 몸을 풀고 있었는데도 커쇼를 밀어붙였다가 동점포를 맞은 것이 결국 다저스의 주요 패인이었기 때문.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마에다보다 좋다고 생각했다. 다시 같은 상황이 됐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쇼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구위가 좋지 않았다. 2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5차전 결정적인 순간에 구원 등판해 홈런 두 방을 맞고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실 커쇼의 2차전 선발 등판 때부터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1차전 선발로 워커 뷸러를 선택한 것은 당연했다 치더라도, 2차전 선발은 홈에서 극강의 면모를 보이고 올 시즌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른 류현진을 내세우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2차전 커쇼, 3차전(원정) 류현진으로 선발 순서를 짰다. 류현진은 3차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호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만약 류현진이 2차전에 나섰다면 다저스는 홈에서 2연승을 올리고 시리즈 승리 확률을 훨씬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5차전에서도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너무 믿었다. 7회 위기에서 구원 등판시켜 실점없이 이닝을 마친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투수 교체 타이밍은 엉망이었다. 커쇼가 8회 홈런 두 방을 맞고 동점이 된 뒤에야 마에다를 투입한 점, 8회를 깔끔하게 3연속 삼진으로 막은 마에다를 9회 조 켈리로 교체한 점, 켈리가 10회 위기를 맞았을 때 잰슨으로 교체하지 않은 점 등 판단 미스가 잇따랐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커쇼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다저스의 가을야구를 너무나 일찍 끝내고 말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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