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11일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일부 승객들은 기차나 지하철을 제 시간에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 파업은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파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의 말이라면 불법이든 합법이든 노조가 원하는 쪽으로 귀결되는 ‘노조공화국’이기 때문이라는 자조 섞인 진단이다.
1970년대의 영국 또한 지금의 대한민국 모습과 비슷했다. 당시 노조는 노조에 호의적인 노동당이나, 이에 반대하는 반대편 보수당 모두 자신들 손아귀에 두고 총리를 멋대로 바꿨다. 이 같은 ‘노조 천국’이 종말을 알린 것은 마가렛 대처(1925~2013)가 집권하면서부터다.
대처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 수상직을 3차례 역임하며 ‘영국병’에 찌든 영국을 시장경제국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대처리즘’이라 불리는 ‘친시장’ 정책을 통해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정치 지도자다.
정권을 잡은 대처가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구조개혁이다. 그녀는 예산을 삭감하는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해 ‘작은 정부’를 실현했다. 또 세금으로 보전돼 정부부채를 증가시키는 공기업을 3단계에 걸쳐 48개를 민영화시켰다.
이밖에도 금융개혁을 통해 영국을 금융 중심 국가로 만들었고, 친시장적 분배‧복지정책을 추진해 영국병을 치유했다. 또한 교육개혁을 성공리에 진행시켜 당시 사회주의가 만연했던 영국을 시장경제국가로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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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오른쪽)가 80세 생일파티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그녀의 남편 필립공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처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노동개혁’이었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대처는 당시 노동당 윌슨 정권과 보수당 히스 정권이 노조 파워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노조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처는 노조파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조의 힘의 근간이 된 소득정책 관련 기구를 없앴고, 노조의 위상을 낮추기 위해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노동관계법 제‧개정을 거쳤다.
대처는 노조의 힘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노조를 ‘법의 지배’ 안에 가둬두는 것을 택했다.
대처의 개혁은 성공적이었다. 대처가 집권했던 1979년에만 해도 노조조직률이 55.8%에 달했지만, 1985년에는 50.5%, 대처의 임기가 끝난 1990년에는 43.4%로 줄었다. 이후 영국의 노동시장은 유연해졌고, 경제자유지수도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한국 노조가 사용자에 비해 힘이 약하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때문에 노동자를 약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정의’로 표방되곤 한다. 이로 인해 철마다 각종 노조의 파업이 횡행하고, 그 과정에서 불법도 행해진다.
박동운 명예교수는 “시장경제에서 ‘법치’가 지켜지지 않으면 세상은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이라며 “노사갈등은 반드시 ‘법과 원칙의 대응’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탄신 94주기를 맞은 대처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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