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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연간누계 수출액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5.8% 감소하며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93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며 '불황형 흑자'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한국에 대한 수입 규제가 1년 새 34건이나 추가된 데 이어 환율 변동성까지 커지며 수출경쟁력 약화가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10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까지 올해 무역수지는 300억98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작년 같은기간 559억5800만달러 보다는 크게 못 미쳤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017년만 해도 952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697억달러로 급감했고 올해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입보다 수출 감소폭이 훨씬 더 큰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누계 수출액은 43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4028억달러로 5.8% 줄었다.
미·중 경제전쟁으로 긴장감이 일자 글로벌 경제의 무게 중심은 자유시장주의에서 자국 보호무역주의로 옮겨가며 우리 수출에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입규제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새 한국에 대한 반덤핑·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조사는 34건이 새롭게 시작됐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한 수입 규제 건수는 총 201건으로 철강·금속 96건, 화학제품 37건, 섬유류 13건, 전기·전자 8건, 기타 47건으로 분석됐다.
미국 상무부는 이달 들어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6차 연례재심에서 현대일렉트릭이 수출하는 제품에 60.81%, 효성 등 다른 한국 업체에는 40.7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론지었다. 앞서 호주는 6월 24일 고밀도 폴리에틸렌, 미국이 7월 29일과 8월 19일 풍력타워 및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시트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이같은 세이프가드와 반덤핑 등으로 한국 주력 수출품목은 고전을 겪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8.8% 줄었고 승용차(-6.5%), 석유제품(-38.4%), 선박(-8.4%) 등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 지난 6개월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달러 대비 통화 가치 약세순으로 5위(-5.1%)를 기록했다. 신흥국 쇼크로 뒤덮인 폴란드·칠레와 브렉시트 위기를 겪고 있는 영국 등을 제외하고 원화 가치가 전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성민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미국의 대중 첨단 산업 제재 완화 조건으로 '신 플라자 합의'(단시간 전면적 위안화 평가절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위안화 절상은 원화절상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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