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제도와 규제들이 외국인의 투자와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의 투자 매력도는 상당하지만, 각종 규제와 경직된 노동정책 등이 한국을 향한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는 지적이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크리스토퍼 하이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21일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외국인 투자 기업인에게 듣는다’ 특별좌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 국내투자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해외투자가 증가하여 탈한국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증명한다”며 “기업환경을 개선하여 국내외 기업 모두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한국 기업 환경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141개국 중 13위인데 비해 노사협력은 130위, 정리해고 비용은 116위, 고용‧해고 유연성 10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날 양국 상의 대표는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규제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정책이 한국으로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복병이 되고 있다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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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회장(왼쪽)과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 크리스토퍼 하이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사무총장(오른쪽)이 21일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외국인 투자 기업인에게 듣는다’ 특별좌담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한국에만 맞춘 규제, 글로벌 투자‧협력 가로막는 주원인
제임스 김 회장은 “한국은 IT 인프라, 소비자 및 인적 자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갈라파고스 규제와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제도들이 향후 투자나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의 규제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이 맞추기 불가능하며 한국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해석하게 돼 투자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이더 사무총장도 “5G, 바이오, 자율 주행 등 미래 산업에서의 한국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기업 및 시장에 초점을 맞춘 규정들이 외국기업의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에도 제약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제도 등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오갔다.
하이더 사무총장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혼란 그 이상”이라며 “앞으로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에 평균임금 외에도 생산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노동조합과 기업의 대립을 언급하며 “노조와 기업이 협의할 때 무엇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데이터에 기초하여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경직성 우려…노동 유연성 확대해야 고용창출 가능
김 회장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이 신규 고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라며 “노동 유연성 확대는 개인 역량에 따라 70~80세까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준수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호소하는 외국 투자 기업들이 많다”며 “각종 조사와 감사에 있어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더 사무총장 역시 “현재 정책의 일관성, 예측가능성, 신뢰성, 투명성, 국제 정합성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책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두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 간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 충분한 소통과정이 있어야만 정책이 본래 의도와 달리 투자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과 한·미 및 한·EU FTA 등 다양한 현안들이 논의됐다.
토론을 진행한 권태신 회장은 “투자가 없이는 일자리를 만들 수도, 성장을 지속할 수도 없다”면서 “투자주체인 기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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