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달리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재판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허가해 준 이 회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를 취소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항소심에서도 3년형을 선고 받은 이 회장의 소식에 CJ측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이날 CJ측은 이 회장의 건강 악화와 경영 차질 등을 감안해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삼성가에서 제출한 탄원서가 재판부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재판부가 당초 지난 4일 예정된 선고공판 일정을 기록 검토 등을 이유로 일주일 연기하면서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자 CJ측은 허탈해하면서 당장 오너 부재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지속을 우려했다.

이 회장의 판단이 필요한 투자계획은 여전히 보류 상태인데다 해외시장 진출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CJ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위해 상고하겠다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 입장에서 수감생활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건강상태가 심각한 데도 실형이 선고돼 매우 안타깝다”며 “경영공백 장기화로 사업과 투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고심을 통해 다시 한 번 법리적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546억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719억원의 국내외 법인자산을 횡령하는 등 총 1657억원의 탈세·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4년에 벌금260억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임시 석방된 이후 건강 악화로 인해 수차례 구속집행정지 연장과 재결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