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 등 야당으로부터 ‘조국 사태’를 계기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는 말을 듣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헤 여야 당대표들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먼저 문 대통령은 “오늘 시정연설이 네 번째이다. 지금 경제활력, 민생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니까 당연히 정부 부처가 노력해야겠지만 국회도 예산안으로, 법안으로 뒷받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제의원연맹 총회에 참석하고 인근 나라들 순방한 것과 관련해 물었고, 문 의장은 “IPU 총회가 세르비아라는 곳에서 있었는데, 인근 세 나라를 묶어서 같이 갔었다”며 “전에 없는 위상이 느껴졌다. 많은 기대와 부러움과 그런 것을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곳곳에서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장은 “한결같이 대통령께서 꼭 와주셨으면 좋겠다고...”“아제르바이잔 같은 경우에는 목을 매더라고요. 기회 있으시면 조지아도 한번...”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게 우리의 강점 같다. 당연히 미국, 중국, 일본 이런 나라들이 더 중요한 나라들인데 또 한국은 편한 면이 있는 것이죠. 먼저 조금 경제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배울 모델이 된다고 생각하고”라며 “그게 한국외교가 갈 수 있는 좋은 길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의장은 또 “남북 문제만 잘 된다고 그러면 참으로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는 것도 같은데”라며 “대통령이 모든 정치의 중심이다. 그러니까 (중심을 잡고) 서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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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여야 대표 등과 환담하고 있다./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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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런 바람과 관련해서 조국 장관이 사퇴하게 해주신 그 부분은 아주 잘하신 것 같다”면서 “다만 조국 장관 임명한 일로 인해서 국민들 마음이 굉장히 화가 많이 나셨던 것 같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직접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곧바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에서도 법원 개혁하는 법들이 좀 계류가 돼있죠. 협력을 구하는 한 말씀 사십시오”라며 화제를 돌렸다.
김 대법원장의 발언이 끝나고, 다시 문 대통령과 문 의장 간 한일의원친선협회 교류와 관련한 발언이 이어진 이후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형소에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좀 많이 귀담아 들어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의 이 발언에도 문 대통령은 웃음만 띄울 뿐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 도중 박수소리는 모두 26회에 걸쳐 나왔다. 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무위원 중심으로 박수를 쳤다.
그런 한편, 자유한국당 의원들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연설 도중 야유와 함께 손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는 제스처도 보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 중 “일자리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전쟁의 불안으로 증폭되던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백합니다” 등 부분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야유가 터져나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이라고 말하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조국!”이라고 외치고 웃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을 언급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손으로 X자를 만들며 “안돼요”라고 외쳤다.
한국당 의원들의 야유가 계속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도중에 한국당 의원석에서 “야당 무시하지 마세요”라는 말도 들렸다.
문 대통령 연설 끝나자 한국당 의원들은 전원 일어나서 퇴장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한국당 의원석을 찾았고, 홍일표 의원 등 일부 몇몇 의원들이 문 대통령과 악수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이미 다 퇴장한 상태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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