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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업계가 내년 1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시행을 앞두고 운임 부담을 해소키 위해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해운업계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따른 운임 부담으로 이르면 12월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간 글로벌 선사들간 경쟁 심화로 해운업계는 손해를 보면서도 유가상승분을 모두 흡수해왔다. 실적 악화 원인으로 운임 하락과 유가 상승을 꼽고 있는 국내 해운사들은 유류비 인상으로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내년 1월 IMO 환경규제 도입에 앞서 이르면 12월 구간별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은 1달, 유럽은 1달 반 이상 시간이 소요돼 최소 IMO 시행 1개월 전에 미리 적용해야 한다"며 "유류할증료를 적용하게 되면 화주들에게는 11월께 공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M상선 역시 올해 연말 유류할증료 도입을 논의 중이다.
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선박 배출가스 내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재 허용기준인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환경규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모든 선박은 황 성분을 자체적으로 제거하는 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황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저유황유의 가격은 기존 고유황유 대비 1.5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해운항만 컨설팅그룹인 드류리에 따르면 2020년 저유황유 가격은 톤당 650달러로 고유황유(280달러) 대비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가 연료유류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매출의 약 20% 수준이다. 환경규제 준수를 위해 스크러버 설치,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교체 등에 상당한 비용 부담을 한 해운업계는 유류할증료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간 치킨게임이 지속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해운사가 유가 상승분을 모두 떠안았다"며 "이 때문에 많은 선사들이 청산되거나 적자를 이어왔는 데 이제는 해운사 입장에서 유류할증료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화주들도 할증료 인상안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유류할증료를 두고 가격 책정의 투명성에 우려를 드러내는 일부 화주들의 주장에 막혀 관련 논의에 진통을 겪어 왔다.
여기에 글로벌 선두 선사들의 잇따른 유류할증료 부과 계획도 국내 해운사들의 유류할증료 도입 명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는 이르면 다음 달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차를 산출해 할증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세계 3위 프랑스 CMA-CGM 역시 연내 3개월 미만의 단기 계약에 저유황유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90%를 차지하는 해외 화주들이 현재 업계가 놓인 상황을 수긍하는 분위기"라며 "화주들과 갈등이 발생할지는 더 시켜봐야겠지만 화주가 반발해 할증료를 못 내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상황"이라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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