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서유기'가 7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팬들은 1년의 기다림끝에 여섯 명 엉뚱한 남자들의 신묘한 웃음 여행에 동참했다.

25일 tvN 최강 예능 시리즈 '신서유기7'이 첫 방송됐다. 안재현이 개인 사정으로 빠졌고, 조규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조규현 송민호 피오, 6인 체제다.

기대했던 대로 나영석 PD를 중심으로 여섯명 멤버들이 전하는 웃음 폭탄의 강도는 셌다. 시청자들은 낄낄대다가 폭소를 터뜨리다가 배를 잡았다.

딱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 분장쇼는 더 독해졌다. 도사들의 심포지엄(?)이라는 콘셉트에 맞추기 위해 시그널 게임을 펼쳐 각자 도사 캐릭터를 정했다. 강호동은 신묘한으로 당첨돼 초대형 '강묘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수근은 '무릎팍 동자', 은지원은 '은달프', 조규현은 램프 요정 '조지니', 송민호와 피오는 각각 무도사('송무도사') 배추도사('피추도사')로 변신했다.

   
▲ 사진=tvN '신서유기7' 홈페이지


나이 50세인 강호동부터 20대 막내인 아이돌 송민호와 피오까지, 해괴망측한 분장을 했다. '개그콘서트' 분장쇼에서나 봤을 법한 요란한 분장을 했지만, 어쨌든 웃겼다.

잠자리를 걸고 펼쳐진 꼬깔 림보, 꼬깔 축구 게임. 꼬깔을 이용한 게임은 이미 이전 시리즈에서 여러 번 선보인 바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것 같은 게임이지만 새 종목을 추가했고 멤버들은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것으로 폭소를 터뜨렸다. 이수근이 꼬깔 쓰고 줄타기 동작을 해가며 축구공을 찾아 헤맬 때는 뒤집어졌다. 어쨌든 심하게 웃겼다.

저녁거리를 걸고 펼쳐진 인물 맞히기 퀴즈. 이것 역시 재탕 삼탕 했던 것이다. 언제 누가 얼마나 황당하게 틀릴지 잔뜩 기대를 하고 본 시청자들은 기대대로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보고 또 봤던 장면들인데, 어쨌든 또 웃겼다.

예능 프로그램 경쟁이 심하다. 식상한 소재를 들고 나왔다가는 시청자들의 냉랭한 반응을 얻기 쉽고,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려다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여행, 먹방, 음악, 역사,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예능에 끌어들여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와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돌아온 '신서유기'는 일단 시즌제 예능의 강점을 제대로 살렸다. 고정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매주(혹은 2주에 한 번) 촬영하느라 아이디어나 소재 고갈로 허덕이다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시즌제 예능은 훨씬 집중도를 높이고 출연진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데 유리하다. 제작진의 준비 기간이 기니까 만드는 폼새도 탄탄하다. '신서유기'는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기 전에 웃음부터 던져주고 있다.

'신서유기'는 작정하고 웃기는 데만 집중한다. 멤버들의 캐릭터 설정 하나에도, 동원되는 소도구나 게임 하나에도, 상황 설정 하나에도 웃음끼를 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제작진이 잘 마련해둔 장치에 출연진은 완벽하게 녹아들어가 준비했던 것 이상의 웃음 포인트를 뽑아낸다.

최근 나영석 PD는 다른 프로그램('유 퀴즈 온더 블럭2')에 우연히 출연했다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을 "시청률"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다. 

'신서유기7'은 첫 방송부터 웃겼다. 그것이 바로 이 황당무개한 시리즈를 7번째 시즌까지 끌고 온 힘이다. 이날 첫 방송 시청률은 평균 5.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한 금요일 저녁 시간대, 케이블 TV 예능의 시청률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앞선 시리즈 5편과 6편(묶어서 방송됨)의 1회 시청률 5.7%, 5.6%와 비슷했다. 

'신서유기' 시리즈의 인기가 이렇게 꾸준한 것을 보면 '예능은 웃음이다'는 원칙이 유효함을 재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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