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 지표 악화에 기업은 불안…투자 촉진 장기 지원 계획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재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 등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면서 ‘속도전’이 요구되지만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몸을 움츠리고 있다.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들도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하고 있다.

   
▲ 21일 오후 서울 한강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연 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머물면서 연간 성장률은 2%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핵심 요소들이 부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면 일자리 창출 능력도 줄고 이는 결국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전망치는 지난달 전망(97.2)보다 하락한 92.7로 나타났다. BSI가 기준치 100 보다 높을 경우 긍정 응답 기업 수가 부정 응답 기업 수 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 보다 낮을 경우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 8월(80.7)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회복하던 전망치가 다시 하락하며 기업들의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11월은 내수(97.5), 수출(93.7), 투자(93.7), 자금(96.2), 재고(102.5), 고용(93.7), 채산성(95.5)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올해 2% 성장률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은 물론 국내기업의 투자 및 수출 감소도 지속되고 있어 내년도 경제상황의 개선 역시 불투명하다”며 “통화정책 외에도 기업환경 및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환경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올해도 기업 대부분은 보수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의 ‘최근 민간투자 부진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민간투자 성장기여도는 –2.2%포인트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장산업으로 중심 이동이 필요한 시점에서 ‘투자부진’과 ‘생산성 둔화’가 맞물릴 경우 우리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경쟁국들의 설비투자 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제자리 걸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대내외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