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의 거취가 한국 팬들은 물론 미국에서도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FA 자격 행사를 1년 유보해 이번에 FA 시장에 나오는 류현진이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어떤 팀 유니폼을 입을 것인지가 큰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류현진에 대한 이런 높은 관심은 올 시즌 그가 거둔 빼어난 성적이 불러온 것이다. 29경기 등판해 14승(5패)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어깨, 팔꿈치, 사타구니 등 부상에 시달렸던 최근 몇 년의 모습을 털어내고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과시했다.

아직 월드시리즈가 끝나지 않았고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 언론들도 다양한 추측성 기사만 쏟아내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류현진의 FA 계약과 관련해 어느 정도 윤곽은 드러나고 있다.

   
▲ 사진=LA 다저스 SNS


우선, 류현진이 지난 6년간 몸담았던 다저스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팀이 다저스인데다 연고지 LA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 다저스에 대한 애착이 많다. 다저스가 웬만큼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면 다저스에 잔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건'이 문제다. 다저스의 그간 FA 선수 계약 전례나 현재 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류현진이 기대하는 만큼의 조건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계약 기간에서 다저스와 류현진의 의견 차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FA 계약이니 류현진(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은 거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기 계약을 원할 것이다. 기간이 길수록 금액은 커진다. 다저스는 내년이면 33세가 되는 류현진의 나이, 잦은 부상 경력 등을 감안해 장기계약 카드는 쓰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매체들이 대체로 예상하는 다저스의 류현진 계약 기간은 3년, 길어야 4년이다. 만약 더 긴 계약기간과 금액을 제시하는 구단이 있으면 당연히 류현진은 다저스를 떠날 것이다.

29일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이 류현진의 FA 계약을 전망하면서 "류현진은 LA에서 공을 던지고, 다저스에서 뛰는 걸 사랑하지만 타 구단들로부터 더 유리한 제안을 받을 수 있다"면서 "보라스 고객 중에는 LA의 몸값 할인을 받아들여 오래 머문 적이 없다"고 진단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몸값에 대한 관심도 높다. 1년 평균 연봉으로 2000만달러는 받을 것으로 보는 것이 지금까지 대부분의 매체들이 내놓는 예상이다.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제시할 금액도 3년 6000만달러, 4년 8000만달러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류현진이 5년 이상의 장기계약만 이끌어내면 초대형 FA의 기준선이라 할 수 있는 1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스캇 보라스가 류현진에 대해 "내년 나이가 33세지만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은 그의 팔은 26~27세 정도"라고 강조한 것은 역시 장기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포석이라 볼 수 있다.

류현진이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인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확실한 선발 요원의 보강이 필요한 팀들 가운데 돈보따리를 풀 수 있는 여러 팀들이 류현진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자 구단 뉴욕 양키스 얘기도 나왔고, 밀워키나 피츠버그도 거론됐다. 최근에는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류현진의 유력한 행선지로 부각되고 있다. 두 팀 다 에이스급 선발이 필요하고 류현진이 선호하는 캘리포니아가 연고지라는 점에서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저스를 떠나고 평균연봉 2000만달러 이상은 받을 것이라는 윤곽은 드러나고 있지만, 몇 년 계약에 어느 팀으로 갈 것인지는 여러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는 류현진의 거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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