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3분기 영업이익률 5%대 무너져
중국 법인·미국 업황 부진에 '실적 쇼크'
"내년 건설 마이너스 성장·中투자 둔화로 전망 '우울'"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제철이 3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고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2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7분의 1 줄어들었다. 지속하는 판매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까지 악화하며 영업이익률은 0.7%대로 추락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철강 시황 회복은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현대제철은 원가절감과 신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30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6% 감소한 341억원을, 매출은 3.6% 하락한 5조47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600억원대로 3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어닝 쇼크' 수준이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전망치)와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당초 증권가는 현대제철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00억~1300억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2분기 기록했던 영업이익(2124억~2326억원)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의 실적이다. 

실적악화에 따라 수익성도 곤두박질쳤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0.7%. 한때 10.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1.9%로 뚝 떨어졌다가 같은 해 4분기 5%대로 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5%대가 완전히 무너진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봉형강과 판재 등 판매량 감소와 제품 가격 인상 난항 외에도 해외지역의 부진한 업황 역시 실적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폐쇄로 지난해 4분기부터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정비 부담을 극복해내기 쉽지 않은 상태다. 올해 3분기 중국 법인의 적자 폭은 확대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현기차가 최고 생산 180만대까지 가다가 올해 100만대 조금 넘는 선에서 생산량이 준 상황"이라며 "중국 사업은 글로벌 대체 수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상 DGB금융그룹 연구원은 "열연강판과 강관의 주력 수출 지역인 미국 업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조강생산량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판재류 가격이 원재료 가격 하락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철근과 형강 등 봉형강 부문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판재류와 봉형강 판매량은 각각 313만3000톤, 200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만톤 줄었다. 

여기에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은 당초 요구했던 톤당 8만원에 못미치는 2만~3만원대 인상 조건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자동차 강판 협상도 더뎌지고 있다. 

함영철 전무(영업본부장)는 "전기로(봉형강)보다 고로(판재류)가 가격인하폭이 더 커 당황스럽다"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를 전체적인 저점으로 보고 있는 데 그 시간이 지나면 경기 저점에 대한 반등으로 호전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은 80㎏급 고연신 소재 등 고강도·고성형을 구현한 신제품 개발과 원가절감을 통해 내년 하반기 회복을 노린다는 계획이지만 내년 철강 시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체력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철강 간접수출국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구조다"라며 "글로벌 철강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후방산업의 불안한 회복세와 중국 투자 둔화, 미국의 철강수요 성장 정체로 내년 철강업계의 내수·수출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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